대통령실 "환단고기 연구·검토 지시 아냐…책갈피 달러 질책, 정상적 질답"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12.14 15:24  수정 2025.12.14 15:24

李대통령, 동북아역사재단 업무 보고서

'환빠논쟁' 꺼내며"환단고기, 문헌 아닌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 사장 망신주기 논란

엔 "그렇게 보니 그렇게만 보이는 것 같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대통령실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이사장에게 '환단고기'와 관련해 질문한 것에 대해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기지단 공지를 통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 보고에 참여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환단고기 추종자) 논쟁이 있죠"라며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나"라고 물었다.


박 이사장이 "그분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며 환단고기를 위서로 본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대통령은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걸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라고 했다.


이에 박 이사장이 "기본적으로 문헌 사료를 중시하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환단고기는 고대 한민족이 한반도를 넘어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을 지배했다는 주장을 담은 역사서다. 주류 역사학계는 인용 문헌 출처가 불명한 점 등을 들어 환단고기가 1979년 이유립에 의해 창작·수정된 위서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야권에선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단고기는 위작이다. 1911년 이전 어떤 사료에도 등장하지 않고 근대 일본식 한자어가 고대 기록에 나오며, 고고학적 증거와 정면 충돌한다"며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다. 부정선거를 믿는 대통령 다음이 환단고기를 믿는 대통령이라니 대한민국이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해당 논란이 커지자 김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역사를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가 중요하고 (그로 인해) 부분적인 입장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역사 연구자들이 역사관을 연구해 확립돼 있는지를 물은 것이며 다양한 문제의식이라고 볼 수 있고, 분명한 연구관 아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또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질책한 것이 망신주기라는 지적'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렇게 바라보니까 그렇게만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 "야당 출신이어서 고압적이거나 공세적인 자세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는데, 야당이 그렇게 문제 제기를 하는 것 같다"며 "정상적인 정부 부처, 혹은 소속 기관 사이의 질의응답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왔었던 질문과 답변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사장을에게 "1만 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며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을 향해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세요?"라거나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고 질책했다.


해당 발언 역시 논란으로 떠오르자 이학재 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사안에 대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직원들조차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는 알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대통령의 저에 대한 힐난을 지켜본 지인들은 '그만 나오라'는 뜻으로 읽은 듯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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