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양극화 심화…서울 핵심지만 ‘활황’, 외곽은 줄줄이 ‘미달’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12.17 14:07  수정 2025.12.17 14:24

고강도 대출 규제 아랑곳, 강남권·한강벨트 청약 과열

비규제지역 반사이익 ‘미미’…가격상승 여력 제한적

똘똘한 한 채·옥석 가리기 심화…같은 지역 내에서도 온도차

ⓒ뉴시스

올 들어 부동산 청약시장 양극화가 점점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서울 핵심 입지 신규 분양 단지는 세 자릿수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과 달리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청약 성적은 저조했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분양한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46.64대 1로 지난 2021년(164.13대 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집값 상승 압력이 거셌던 한강벨트 지역의 신축단지로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연말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강남구 ‘역삼 센트럴자이’는 전날 1순위 청약 결과 48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당첨시 실질적인 보유 현금이 20억원 상당이어야 하지만 강남권 입지에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적용으로 10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된단 점에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보다 앞서 분양한 단지들도 비슷한 조건을 갖춘 경우 대부분 우수한 청약 성적을 거뒀다. 올해 집값 급등세를 탄 성동구 ‘오티에르 포레’는 1순위 40가구 모집에 2만7525명이 몰리며 평균 688.1대 1을 보였다.


송파구 ‘잠실르엘’은 110가구 모집에 6만9476명이 접수해 631.6대 1을 기록했다. 이어 동작구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326.7대 1)과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237.5대 1), 영등포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191.3대 1) 모두 세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청약 당첨 시 분양가 대부분을 현금으로 충당해야 하지만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해지면서 현금 여력을 갖춘 실수요자들이 집중됐다.


반면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10.07대 1, 4.53대 1의 경쟁률로 서울과 상당한 격차가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간 권역별 경쟁률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당장 수도권 외곽으로만 나가도 청약 미달이 잇따랐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다중 규제로 묶이면서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기대했으나 수요는 부진했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가격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란 점이 발목을 잡았다.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은 1순위에서 1577가구 모집에 26명만 신청해 0.02대 1을 기록했고, 파주 ‘운정 아이파크 시티’ 역시 0.46대 1에 그쳤다. 수원 권선구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는 M1블록 0.79대 1, M2블록 0.44대 1을 각각 기록했고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수자인 로이센트’도 0.72대 1에 불과했다.


화성 ‘남양뉴타운 우미 린 에듀하이’는 0.81대 1, 김포 북변2지구 ‘칸타빌 디 에디션’은 0.15대 1의 성적표를 받았다. 외곽으로 갈수록 입지와 상품성, 향후 미래 가치 등을 고려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한 영항이다.


업계에선 대출 한도 축소과 청약 시장 문턱이 높아지면서 전체 청약자 수는 줄어들 수 있으나 강남 및 도심 권역 등 대기 수요가 받쳐주는 지역은 청약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반대로 일자리나 광역 교통망, 생활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거나 시세차익 기대감이 낮은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10·15 대책이 시행되면서 청약 요건이 강화되고 실거주 의무가 부과됨에 따라 수요자들은 이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앞으로 서울은 현금 여력을 갖춘 무주택 실거주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그 밖에는 규제 지역과 인접하면서 접근성이 우수한 비규제지역, 지방 핵심 지역 등이 개발 호재와 분상제 적용 등에 따라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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