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적자 신분으로 22대 총선 전 여주양평 시국강연회 강연
"외국인 신분 적극적 선거운동 하며 선거 관련 발언해 죄질 무거워"
최재영 목사. ⓒ연합뉴스
외국 국적자 신분으로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재영 목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최 목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디올백을 건넨 '명품백 전달' 당사자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부(안재훈 부장판사)는 이날 최 목사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1500만원,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최 목사는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미국 국적자 신분인데도 제22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4월 여주양평 시국강연회 강연자로 나서 지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최재관 지역위원장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6월24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받기 위해 출석했을 당시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을 거론하며 "절 '디올백 사건'과는 무관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엮은 것은 상당히 큰 실수"라고 주장하고,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등의 취지로 발언하며 이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국회의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외국인인데도 시국강연회에 강사로 나서 민주당과 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을 지지하는 선거 관련 발언을 여러 차례 한 사실이 인정되고, 강연회 개최에 관여한 피고인들도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경찰 조사에 출석하며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한 발언을 통해 이철규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난해 3월 여주 시국강연회에서 김 여사를 언급하며 이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비방 목적과 동기가 발견되지 않고, 구체적 사정도 없다"며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외국인 신분인데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며 선거 관련 발언을 해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은 점, 총선에서 여주양평지역구 민주당 후보가 낙선해 선거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고공판에서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여현정 양평군의원에게는 벌금 1000만원, 민주당 여주양평지역구 최재관 위원장에게는 벌금 90만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 4명에게는 벌금 500만원씩을 각각 선고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여 군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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