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한국전 영웅 로이스 윌리엄스의 훈장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12.29 07:07  수정 2025.12.29 07:07

미국은 군인 최고 훈장 주려고 법까지 만드는데….

한국, 진영 논리로 아직도 영웅 푸대접 한심

강남좌파, 나라 구한 백선엽을 “우리 민족(북한)에게 총 쏜 사람”

종로->이승만로로 바꾸고 동상, 공원 세우는 운동 추진해야

한국전 참전용사 로이스 윌리엄스(왼쪽)와 6·25전쟁 수훈자 고(故)백선엽 장군. ⓒ 데일리안 DB

2025년 12월 미국 의회는 국방에 관한 기념비적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도 진영도 없었다. 트럼프가 아무리 문제라 하더라도, 미국은 미국이다. 정치인들은 해야 할 일은 하고 있고, 나라의 영웅 대접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HR 1819(NDAA, National Defence Authorization Act, 국방인정법)는 연방 무공(武功) 군인들의 시효 제한을 제거하는 법이다. 2~3년 전 공훈에 대해서만 인정하던 것을 죽을 때까지로 연장한 것이다.


이게 왜 의미가 있는가? 6.25 당시 세계 공중전 역사에 길이 남는 대활약을 펼친 로이스 윌리엄스(Royce Williams, 100, 사우스다코타)가 이 법으로 미국 연방 군인 최고 훈장인 명예 메달(Medal of Honor)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기적적인 승리를 하고 항공모함으로 돌아왔지만, 당시 소련과 긴장 관계를 높이지 않고 싶은 미국 정부 결정으로 그 전투 사실 자체가 1급 비밀로 봉인됐다.


이 결과 윌리엄스는 훈장은커녕 부인에게조차 그 무용담을 얘기할 수 없었다. 시효 기간이 20배도 더 지났다. 참전 군인들의 탄원과 이에 공감한 여야 의원들이 나섰다.


미국 국방 영웅에게 내리는 최고 훈장을 그가 죽기 전에 받을 수 있도록 법 제정을 서두른 것이다. 법이 통과되자 월 스트리트 저널 국방-외교 전문 여성 칼럼니스트 케이트 오델(Kate B Odell)이 “트럼프는 윌리엄스가 100세이므로 그에게 (살아 있을 때) 훈장 수여를 빨리해야 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27세 해군 대위 윌리엄스가 영화 같은 전적을 세운 전투는 1952년 11월 정찰 중이던 함경북도 회령 부근에서 일어났다. 그의 팬서기(F9F-5 Panther) 1대와 소련 미그기(MIG-15) 7대가 맞붙은 1 대 7의 독 파이트(Dog Fight, 근접 전투기 육박전) 이었다.


1 대 7 싸움에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기적적인데, 4대를 격추하고 2대는 큰 손상을 입혔다. 자기 비행기는 263발의 기총을 맞아 겨우겨우 조종해서 귀환했다.


당시 미군 팬서기는 소련 미그기보다 성능이 훨씬 뒤떨어졌다. 상승-하강 및 급회전 기능에서 미그기가 월등했다. 단 한 가지 그가 더 나았던 건 저속 회전 능력이었다. 그는 이 기술로 7대를 무찌른 것이다.


“They had me cold on maneuverability and acceleration — the MiG was vastly superior on those counts to the F9F. The only thing I could do was out-turn them.” (“그들은 조작성과 가속력에서 나를 압도했다 - 미그기는 팬서기에 여러 면에서 매우 우수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술은 (저속 수평) 회전에 의해 따돌리기였다.”)

미국은 이 100세 영웅에게 더 늦기 전에 국가 최고 무공 훈장을 달아 주려고 여야가 번 정파적으로 뜻을 모았다. 상원 표결 결과는 77-20이었으나 반대 20표도 윌리엄스 공훈을 인정하지 않은 게 아니고 기존 법들과의 불일치 이유로 반대했다.


반면, 한국은 2020년 100세를 4개월 앞두고 별세한 6.25 평양 탈환 작전과 다부동 전투 영웅 백선엽 장군(남포, 평양사범학교)의 공적을 끝까지 깎아내리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의 일본군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을 걸고넘어진 지긋지긋한 친일 논쟁도 부족해 파묘(破墓)론까지 떠들었다.


강남좌파 변호사 노영희(57, 서울, 덕성여대)는 방송 패널로 나와 모욕도 했다. 그녀는 1968년생으로 6.25를 모르면서 대한민국 부정 세력, 전교조 등의 서적과 주장을 통해 아는 체하는 대표적인 진영 스피커다.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서 총을 쏴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힙니까?" (진행자가 당황해서 정정 의사를 확인하자) 6.25 전쟁은 북한하고 싸운 것 아닌가요? 그럼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전 잘 모르겠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판치고 있는 게 대한민국 지식인 사회이고 교육 현장이다. 나라를 누가 세우고, 지키고, 발전시켰는지에 관한 생각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 다른 국민과 학생들을 `계몽'시키고 있다. 한심하고 개탄스럽기가 한이 없다.


백선엽 장군은 건국 대통령 이승만(평산, 미국 조지워싱턴대-프린스턴대, 1965년 하와이에서 90세로 서거)에 비하면 그래도 덜 가혹한 대접을 받은 편이다. 이승만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과 같은 인물임에도 조선시대 탁상공론가보다 못한 비판을 받고 있다.


나라가 이래서는 안 된다. 세계의 웃음거리다. 산업화 영웅 박정희가 국민 여론에서(2015년 1위, 2025년 2위) 명예 회복을 하고 있듯이 이승만 재인식-재평가 작업도 지금부터 추진해야만 한다. 다큐멘터리 전문 독립영화 감독 김덕영(64, 서울, 서강대)이 치밀한 취재와 집념의 산물 `건국 전쟁' 1~2편으로 그 운동을 위한 큰 초석을 다졌다.


서울의 강북 주요 대로 명은 거의 전부 조선-고구려 시대 장군 아니면 학자, 왕 이름을 땄다. 이젠 생각해 보아야 할 작명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영웅들 이름을 붙여야 정상 아닌가? 미국은 조지 워싱턴 이름으로 된 거리와 공원, 학교가 수천 개다.


서울 구도심을 대표하는 종로는 이승만로, 태평로는 박정희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로(大路) 한 곳에 기념 공원과 동상도 세워야 한다. 반대가 극심하고 돌이 빗발치더라도 꿋꿋하게 추진해야 한다.


건국 100주년인 2048년과 6.25 100주년이 되는 2050년 완료를 목표로 지금부터 하나씩 돌을 쌓도록 하자. 그러다 보면 보수우파가 정권을 재탈환하는 날도 올 것이다. 진보좌파가 극악하게 반대한다고 한들 6.25 인민군만 하겠는가?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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