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에 구속
'안보 논란' '강압 수사 논란' 등 양산
법조계 "수사력 문제 분명…'2차 특검' 명분만 줘"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 ⓒ연합뉴스
지난 6월부터 6개월 넘게 이뤄진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수사가 지난 28일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기간 종료와 함께 모두 끝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탄생한 이번 3대 특검은 성과도 있었지만, '특검 만능론'에 대한 한계 역시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법조계의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숱한 논란이 나오면서 오히려 '2차 특검'의 명분만 제공해 준 셈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소 유지 체제 돌입한 특검…미처리 사건, 경찰로 이첩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3대 특검은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을 끝으로 수사 기간이 모두 종료됨에 따라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아직 수사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각종 의혹의 경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이 이뤄졌거나 이뤄질 예정이다.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경우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불복 절차인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등의 혐의로 고발된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건 등 고발사건 10건을 비롯해 미처리 사건 34건이 경찰로 이첩됐다.
채상병 특검(이명현 특별검사)의 경우 경북경찰청 관계자들이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메시지 삭제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의혹 사건 등을 경찰에 넘겼다. 김건희 특검팀은 서울중앙지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디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한 '김건희 여사 봐주기 의혹',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한 윤 전 대통령의 공모 여부 수사 등을 경찰에 이첩할 전망이다.
헌정사상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 기소
3대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총 24명을 구속하고 121명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각종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헌정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구속기소 한 것은 뚜렷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내란 특검은 지난 3월 법원의 결정으로 구속 취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로 재구속시켰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8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및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고가 금품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김 여사의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 왼쪽)과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특검 한계론' 명확…경찰 이첩 이뤄지지 않은 사건도
그러나 이번 특검의 한계가 명확했다는 지적과 함께 여러 논란을 양산하기도 했다. 내란 특검은 지난 7월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외환 의혹을 수사하면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오산 공군기지 내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미군은 압수수색을 위해서는 미군 기지를 거쳐야 하는 만큼 특검 측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규정을 위반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주한미군은 이달 들어 한국군에게 일부 부여됐던 경기 평택 오산기지 출입구 통제 권한을 '보안 강화'라는 이유로 회수했는데 지난 7월 특검의 압수수색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강압 수사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10월 김건희 일가의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의 수사를 받던 양평군청 소속 5급 공무원 정모(57)씨가 숨졌다.
정씨는 유서에서 특검이 강압과 회유를 이용해 특정 방향의 진술을 유도했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언행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내부 감찰을 실시해 담당 수사관 3명에 대한 업무 배제 조치를 결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김건희 특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와의 관련성을 규명하는 데 실패했다.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선 특검팀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특검이 수사에 나서지 않아 '민주당 봐주기'라는 비판을 일으켰다.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경찰에 이첩되지 않은 사건도 있었다. 채상병 특검팀은 김 여사가 연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구명로비가 개신교 측 경로와 김 여사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2개 경로로 이뤄졌다고 보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핵심 관계자들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고 증거 확보에도 실패하며 결국 경찰에 이첩하지도 못하고 수사를 종결해 의혹의 실체조차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특검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 3대 특검 수사 과정을 보면 특검이 가지고 있는 수사력의 문제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며 "인적·물적 한계가 분명했을 수 있지만 다른 특검에 비해 수사 기간도 길었는데 규명하지 못한 의혹이 있다고 하면 수사력을 분명히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3대 특검의 부진한 수사가 민주당에 이른바 '2차 특검'을 위한 명분만 준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이면서도 임시적인 수사 기관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수사하는데 급급하다"며 "내년 검찰 해체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3대 특검은 결국 2차 특검 추진이라는 임시적인 조직을 또 만들어주는 셈이 됐는데 의혹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