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해 75% 이상 올라…역대 연간 상승률 3위
정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K-디스카운트 극복
‘12만전자·65만닉스’ 현실로…반도체株 지수 견인
내년 코스닥 추가 상승 기대…환율 안정은 여전히 과제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반도체주의 강세에 힘입어 역사적으로 이례적인 강세장을 기록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2025년 국내 주식시장은 ‘역대급 불장’이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사천피(코스피 4000)’ 시대를 열었고, 코스닥은 900선을 돌파해 주요국 증시 중 가장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3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9포인트(0.15%) 내린 4214.1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종가(2399.49) 대비 75.63% 상승한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역대 연간 코스피 상승률과 비교하면 1987년(92.6%), 1999년(82.8%)에 이어 세 번째다. 미국·중국 등 주요국 증시 중에서도 압도적 1위다.
연초 코스피는 계엄·탄핵 정국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4월 9일 연중 최저점인 2284.7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강세로 돌아섰고, 올해 11월 4일 장중에는 4226.75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코스피 지수 추이. ⓒ한국거래소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배경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상법 개정을 처리했다.
이를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넓혔고, 1명으로 되어 있는 분리 선출 감사위원 수를 2명 이상으로 확대하며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했다.
최근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인공지능(AI) 성장에 따른 반도체주 강세, 조선·방산·원전 등 업종의 실적 모멘텀 등이 맞물리며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 이에 글로벌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상승장이 굳혀졌다.
특히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 전반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감에 투심을 모으며 지수 상단을 열었는데, 실제로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5%, 274% 상승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이는 장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직면했던 국내 시장이 구조적 전환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는 실질적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은 내년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의 코스닥 부양 정책 기대감에 코스닥의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
올해 코스닥은 36.5% 올랐으나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증시가 우상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AI·반도체 등 차세대 핵심 기업의 발굴과 연구·개발(R&D) 및 자금조달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코스닥 시장을 혁신·벤처 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코스닥 신뢰 및 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등이 코스닥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강 연구위원은 “중소형주에 대해 공시 체계를 현실화하고 기업의 질을 제고하며, 한계기업 정리 기준을 정교화해야 한다”며 “시장 신뢰 인프라를 강화하는 정책·제도 개선을 병행하는 등 지속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부연했다.
환율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올해 연평균 환율은 1998년(1394.9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30일) 종가는 1439.0원으로,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과 지난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는 1480원대까지 치솟았는데,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고강도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에 환율이 40원 이상 떨어졌으나 정부 개입에 의한 단기 안정인 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원화 강세 국면에서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원화 약세와 코스피 강세가 동시에 나타났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성격이 바뀐 것인지, 재정 확대 정책 및 반도체 강세 등의 요인으로 오른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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