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성장 둔화에 인뱅 전략 수정
해외 투자·송금 인프라·서비스형 확장으로 분화
규제 리스크 속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성장에 무게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규제로 대기업 대출이 제한된 인뱅들은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과 해외 송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인터넷전문은행(인뱅) 3사의 대출 중심 성장 공식이 한계에 도달했다. 대출 고객 수 증가가 자산 성장으로 직결되던 구조가 약화된 것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규제로 대기업 대출이 제한된 인뱅들은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과 해외 송금 등을 검토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69조5105억원에서 올해 9월 72조4488억원으로 1년 새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출범 초기 두 자릿수 성장과 비교하면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뱅 구조상 가계대출 규제의 영향이 더 직접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성장 경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이에 인뱅들은 ‘글로벌’을 새로운 성장 키워드로 꺼내 들었지만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다. 해외 은행 투자, 글로벌 송금 인프라, 서비스형 확장 등 전략이 갈린다.
카카오뱅크는 해외 은행 지분 투자라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2023년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투자한 이후 올해 상장까지 이끌며 가시적 성과를 냈다.
투자 당시 9000억원이던 기업 가치는 상장 후 2조4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카카오뱅크의 보유 지분 가치도 약 1.79배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M&A 대신 모바일 금융 기술을 현지 은행에 이식하는 협업 모델을 택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 아이디어를 적용한 슈퍼뱅크의 소액 자동저축 상품(카르투 언퉁, Kartu Untung)은 현지 문화 요소를 반영한 콘텐츠로 출시됐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저금통’ 아이디어를 적용한 슈퍼뱅크의 소액 자동저축 상품(카르투 언퉁, Kartu Untung)은 현지 문화 요소를 반영한 콘텐츠로 출시됐다.
상품 기획·UX·알고리즘 설계까지 관여하며 ‘은행 서비스 수출’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해외 직접 진출보다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 연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 IPO 이후 자본 확충을 전제로 해외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되, 현재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과 외국인 고객 확대를 위한 기술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한·일 해외 송금 프로젝트인 ‘팍스(PAX)’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환전·송금 비용 절감 가능성도 시험 중이다.
토스뱅크는 글로벌 전략을 국내 서비스 고도화 관점에서 접근한다. 해외 고객 유치보다는 외화통장, 해외 송금, 다언어 서비스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 수요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 등 국제 핀테크 행사 참여와 해외 금융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중장기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나, 구체적 투자 계획은 아직 검토 단계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글로벌 전략이라도 카카오뱅크는 투자 중심, 케이뱅크는 인프라 연계, 토스뱅크는 서비스 확장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규제 환경과 자본 여건에 따른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 중심 성장 공식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인뱅들의 글로벌 전략은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생존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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