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헤어지기 마련"…고사성어 '회자정리' 인용
현미 노래 언급하며 "가사 되새기며 인사를 마친다"
李대통령, 전날 면직안 재가…일각서 사퇴 압박 관측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31일 정부세종청사 7동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떠나지만 권익위 가족 여러분들은 현장을 중심으로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청렴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주시기 바란다"며 임기를 1년여 남기고 물러났다.
유 위원장은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통해 "지난 2년은 아주 뜻깊고, 보람이 가득한 시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위원장은 "집단민원 해결에 큰 보람을 느꼈고, 권익위 가족 여러분의 고충 해결 전문성과 열정을 존경한다"며 "국민주권정부에서 국민권익위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사성어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면 언젠가는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와 가수 현미의 노래를 인용하며"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이니 드릴 말씀은 있지만, 끝으로 가수 현미님의 노래 중 '떠날 때는 말없이'라는 가사를 되새기며 인사를 마친다"고 했다.
해당 노래 가사에는 '두고두고 못다한 말 가슴에 새이면서 떠날때는 말없이 말없이 가오리다. 아무리 불러봐도 그자리는 비여있네"라는 등의 부분이 포함돼 있다. 사퇴에 이르게 된 구체적 경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임기 3년에 해당하는 권익위원장에 임명됐다. 유 위원장의 본래 임기는 2027년 1월까지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부친은 당진에서 민주야당(신민당·신한민주당·통일민주당) 소속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유제연 전 의원이다.
유 위원장 본인은 유년 시절 소아마비로 인해 지체장애가 돼서 휠체어를 타고 다님에도, 동성고를 거쳐 197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마찬가지로 소아마비로 휠체어 신세가 됐음에도 미국 대통령을 지내며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인간 승리'의 표상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까지 22년간 사법부에 봉직하며 불편부당한 판결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서울 중구 선관위원장, 권익위 중앙행심위원 등을 지냈다.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은 뒤로도 대과 없이 무난하게 권익위를 잘 이끌어, 권익위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6월 정권교체 이후, 지난 9일부터 유 위원장이 그간 관례적으로 참석해 오던 국무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이재명 정부로부터 사실상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처럼 여권의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 온 유 위원장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 대통령은 전날 면직안을 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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