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보고서] 中에 뺏긴 '물량의 시대'...韓 디스플레이 동아줄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1.09 06:00  수정 2026.01.09 06:00

LCD·중저가 패널 주도권 중국에 내준 지 오래

IT·차량용·고부가 OLED로 '프리미엄' 전략

모빌리티 영역 커지며 차량용 중요도 커져

프리미엄 고객사 레퍼런스 확보도 관건

33인치 차량용 슬라이더블 OLEDⓒ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산업의 무게 중심이 점점 TV에서 차량·모빌리티로 옮겨가고 있다. 물량 경쟁의 무대였던 LCD 시장을 중국에 내준 이후, 국내 업체들이 선택한 해법은 단순하다. 숫자 싸움이 아니라, 프리미엄·고부가 영역에서 다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그 축이 바로 IT OLED와 차량용·B2B 디스플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글로벌 패널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물량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기술 완성도를 앞세울 수 있는 영역으로 재편에 나선 모습이다. 연달아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건 것인데, 이는 과거 대형 TV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디스플레이 산업의 축 이동을 의미한다.

중국 증설이 촉발한 구조 변화…LCD 축소·OLED 중심 체질 전환

LCD 시장의 구조 변화가 전환의 출발점이 됐다. BOE,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가 LCD 라인을 지속적으로 증설하면서 공급이 늘고 판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국내 업체들은 LCD 생산 축소와 라인 정리,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후 OLED 중심 체제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체질 전환을 병행해 왔다. 전략 변화의 핵심 축은 IT OLED·차량용·B2B 고부가 솔루션이다.


태블릿·노트북 등 IT 기기에서 OLED 채택이 확대되면서 저전력·내구성·표현력 등 기술 경쟁 요소가 중요해졌고, 국내 업체들도 패널 단품 공급을 넘어 모듈과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통합 솔루션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국내 패널사들에게 주어진 2026년 과제는 IT OLED와 차량용, 고부가 솔루션 분야에서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느냐 여부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급부상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디스플레이를 차량 UX(사용자 경험)의 핵심 부품으로 격상시키면서, 패널 산업의 성장축이 TV에서 모빌리티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글로벌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22년 약 28억달러(한화 약 4조원)에서 2031년 약 134억달러(한화 약 2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비리서치 측은 "지난해 약 450만대의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가 출하된 것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연간 130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OLED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고급 차량 중심으로 채용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OLED 디스플레이의 매출액 점유율은 2026년에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에는 약 17%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CES가 보여준 방향성…차량 디스플레이는 '공간·UX 플랫폼'으로 진화

콕핏 일체형, 대형·다중 디스플레이 채택이 늘어나면서 요구 기준도 해상도 중심에서 내열·수명·안전 규격 등 자동차 특화 성능으로 전환되고 있다. 매년 한해의 혁신을 선도하는 CES 전시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두드러졌다.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단순 패널을 넘어 공간 전체 UX(사용자 경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 구체적인 제품과 콘셉트로 드러난 것이다.


올해 CES 2026에서 LG디스플레이는 최초로 OLED 기반 P2P(Pillar to Pillar)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운전석에서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51인치 초대형 단일 패널로 구성돼 기존 분절된 화면 구조에서 벗어나 내부 UX를 통합적으로 구현한다.


또한 슬라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콘셉트도 공개했는데, 주행 중에는 소형 화면으로 쓰다가 자율주행·정차 시에는 33인치 이상으로 확장되는 기능을 제시했다. 이처럼 화면 물리적 확장과 디자인 자유도 강화는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가 단순 정보 표시기를 넘어 공간 설계 요소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새롭게 디자인한 '디지털콕핏(Digital Cockpit)' 데모 제품을 전시하면서, 첨단 디스플레이로 무장한 미래 자율주행차 컨셉을 제시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 전면 대시보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디자인의 CID(Center Information Display) '플렉시블L'이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다.


TV에서 모빌리티로 이동, 프리미엄 레퍼런스 확보 관건

국내 패널사들은 완성차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수주와 레퍼런스를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차량용 분야가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패널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맞춰 사업 구조 역시 패널 중심에서 모듈·패키지·UX 솔루션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가속되고 있다.


프리미엄 TV와 대형 OLED 영역에서도 기술 업그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고휘도·고내구 기술과 AI 화질 엔진 등 부가가치 요소가 강조되면서 가격 중심 경쟁에서 기술·사용 경험 중심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중국 업체가 IT·OLED 영역으로 진입을 확대할 경우 가격 압박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차량용 부문 역시 프로젝트 수주 이후 양산 안정화와 수익성 전환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 기여로 연결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물량의 패권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제 프리미엄·고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다만 프리미엄 기술 유지, 레퍼런스 확보를 통한 점유율 확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