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제명 사안에 비해 사유 너무 가벼워
대조 효과 거두며 국면 전환 기대감에 '반색'
"게시판 댓글로 제명?…상식적이지 않아"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해서 당에서 내쫓기로 결정하자,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부터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익명 글을 쓴 것을 가지고 전직 당대표를 당에서 쫓아낸다는 게 너무나 비상식적인데다가, 공천헌금·갑질·자녀청탁 등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제명 위기에 몰리게 된 이유와 비교해도 너무나 가볍기 때문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 제명을 둘러싼 소란으로 곤혹스럽던 처지였던 민주당은 이번에 당이 김 전 원내대표를 쾌도난마로 잘라낸다면, 국민들이 보기에 '당게 사태'로 전직 당대표를 쫓아내겠다며 내홍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과 오히려 더욱 선명한 대조 효과를 누릴 수 있겠다며 쾌재를 부르는 모양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이기헌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중앙당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심야 기습 제명 발표를 가리켜 "늦은 저녁 윤석열의 사형 구형을 듣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한동훈이 죽었다"고 표현했다.
전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고, 몇 시간 뒤 한 전 대표가 제명 의결을 받은 상황을 함께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날 새벽 한 전 대표의 가족 연루 의혹이 불거진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기습 의결했다.
'원조 친명'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장동혁 대표가 경쟁자를 제거한 정치적 살인'으로 해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칼자루를 쥔 장동혁 대표가 잠재적 정치적인 경쟁자를 도태시킨 정치적인 살인"이라며 "너무 과도한 판결로 당원 게시판에 댓글을 썼다는 것으로 전직 당대표를 제명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한 전 대표를 제명한 시점을 보면 국민의힘은 특검의 사형구형 논고문을 들으며 제명결정 절차를 심의한 것을 알 수 있다"며 "국민들이 윤석열에 대한 역사적 단죄의 한 정점을 안도의 마음으로 지켜보던 그 순간, 국민의힘은 사죄의 입장문 대신 '윤어게인'을 다시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 제명 사태의 수렁으로부터 민주당이 탈출하는 호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원내대표까지 지낸 중견 정치인의 공천헌금·갑질·자녀청탁 의혹은 분명히 악재였지만, 민주당 윤리위와 당 지도부, 그리고 의원들이 의총에서 제명을 의결하면 국민들에게 혐의에 걸맞는 중징계로 비쳐질 수 있다"며 "반면 국민의힘은 게시판 익명 댓글을 이유로 전직 당대표를 제명하려 한다는 것으로 대비 효과를 이루면서, 국민들 보기에 민주당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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