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결함 인정 어렵다”…담배 3사, 건보공단 항소심도 승소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1.15 15:38  수정 2026.01.15 15:39

서울고법 15일 선고…1심 판단 유지

“보험급여 지급은 손해 아냐”

제조물책임·설계결함 주장 모두 배척

12년 소송전, 공단 연속 패소 확정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 매대 모습이 보이고 있다.ⓒ뉴시스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1심 제기 이후 약 12년 만에 나온 2심 결론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15일 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보험금 지급이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란 보호법익의 침해를 의미한다”며 “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해 자금을 집행한 것에 불과해 법익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단의 직접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공단이 주장한 담배회사의 제조물책임법 위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담배회사들이 니코틴 함량을 낮추지 않거나 특정 첨가제를 사용하고, 천공 필터를 도입한 점이 설계상 결함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경고가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다는 점을 들어 표시상 결함도 인정하지 않았다.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증명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개별적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공단은 담배회사들이 제조·수입·판매한 담배의 결함과 불법행위로 인해 흡연자 3464명에게 폐암 및 후두암이 발생했고, 이와 관련해 보험급여 비용으로 총 533억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하며 2014년 4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6년간의 심리 끝에 2020년 11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공단의 보험급여 지급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법적 의무 이행일 뿐 손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흡연자들 역시 담배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담배의 결함과 흡연과 폐암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1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대상자들이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보유하고 질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 확인될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담배업계 관계자는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항소 기각 결정은 법리에 충실하며, 지난 수년간 법원이 견지해 온 일관되고 명확한 법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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