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스타 되지 못한 손아섭 ‘위대한 기록에도 둥지는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1.16 08:26  수정 2026.01.16 08:26

3000안타 기록 도전 중, 소속팀 찾는데 어려움 겪어

프랜차이즈 스타 포기한 선수들 냉혹한 현실과 마주

손아섭. ⓒ 뉴시스

KBO리그에서 프랜차이즈 스타가 갖는 상징성은 기록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프로야구는 지역 연고 개념이 타 종목에 비해 훨씬 강한데다 과거에는 연고지 내 유망주들이 1차 지명 방식을 통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프로 생활을 보냈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은 성적과 별개로 ‘스토리’도 함께 가졌다. 팬들은 한 명의 선수가 성공한 프로야구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며 환호를 보냈고, 선수가 우여곡절을 겪을 때면 눈물을, 때로는 거센 비판을 가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KBO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들을 살펴보면, 프랜차이즈 스타, 더 나아가 원클럽맨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성대한 은퇴식을 끝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사실 모든 프로 선수들이라면 정이 깃든 원클럽맨으로서 부와 명예를 갖겠다는 게 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발생한다.


KBO 통산 최다 안타(2618개) 기록을 보유한 손아섭(38)이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는 손아섭을 붙잡을 마음이 없어 보인다.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인 페라자로 채웠고, 100억원에 FA 강백호까지 붙잡았다. 만약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펄펄 날았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손아섭은 한화 우승의 열쇠가 되지 못했다.


사실 손아섭은 보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 C등급 선수라 얼마든 이적이 가능하지만, 다른 9개 구단들 역시 한화가 바라보는 시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해 15년간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던 손아섭은 2022년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 안착했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기록은 위대하며 앞으로도 제법 긴 기간 깨지지 않을 숫자들로 채워져있다. 다만 자의 반, 타의 반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걷지 않았고, 이는 선수 생활 막판 고된 길을 가게 된 계기가 됐다.


박병호. ⓒ 뉴시스

또 다른 예도 있다. 홈런의 대명사 박병호다. 박병호 또한 히어로즈에서 무수한 홈런포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활약했다. 하지만 FA 자격 획득 후 원소속팀인 히어로즈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진정성을 보인 KT 위즈로 이적했다.


낯선 곳에서의 적응은 쉽지 않았고 삼성을 거쳐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 수순을 밟았다. 역대 4위에 해당하는 418개의 홈런을 때려낸 대선수는 은퇴 투어의 기회를 얻지 못했고, 조용히 은퇴한다는 소식만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고의 2루수로 군림했던 정근우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물론 선수 모두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는 없다. 선수와 구단 모두 함께 할 수 없는 각자의 사정이 있고 선택의 결과를 책임지는 것 또한 프로 세계의 냉정한 현실이다.


데뷔 후 연평균 137개의 안타를 생산한 손아섭은 대망의 3000안타까지 약 3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시간은 점점 기다려주지 않고 기회를 부여할 팀도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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