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감 '물거품'…은행권, 주담대 이자 더 늘어난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1.22 07:11  수정 2026.01.22 07:11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일축하자

시장금리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 커"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에 한 시민이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없애면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3.65%로 집계됐다. 이는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가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았다.


실제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3∼6.30%로, 연 6%대 중반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특히 금리 상단은 지난해 11월 중순 약 2년 만에 처음 6%대를 넘어선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6%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대출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정금리형 상품의 하단과 상단이 모두 상향 조정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변동금리의 산정 기준인 코픽스 역시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2.89%를 기록하며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접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한국은행의 태도 변화였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그간 유지해왔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료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가계부채 관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통화 완화 정책에 제동을 건 것이다.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거나 오히려 인상기로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되면서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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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새해 들어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대출 공급의 숨통은 어느 정도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였던 은행들이 새해를 맞아 신규 대출 한도를 배정하며 대출 영업에 다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 자체가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이러한 대출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한도가 늘어나더라도 높은 금리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실수요자들이 선뜻 대출을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대출 금리 상승이 계속될 경우 부동산 시장과 가계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담대를 통해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무주택자나 금리 갈아타기를 고민하던 영끌족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금융권 전문가는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대해 부정적 신호를 보낸 만큼, 시장금리가 단기간 내에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 변동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보수적인 자금 운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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