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논란·부동산·환율 문제 놓고
여야 "실용주의" vs "말잔치" 충돌
李, 장동혁 단독 영수회담 요구엔
사실상 거절…張도 병원이송 거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바라는 모범적 기자회견"이라고 호평한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마인드 자체가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라고 혹평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1일 "오늘 기자회견은 '이재명 대통령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기자회견'이었다"며 "사전에 준비된 약속 대련 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예상 질문을 모르는 상태에서 즉석에서 답변한 국민이 바라는 모범적인 기자회견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청래 대표는 "국정 전 분야에 대해 참모의 조력 없이 대통령의 말을 듣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 기자회견이었다"면서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국가 비전, 국민에 대한 사랑,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직 국민의 삶'이라는 국정운영의 원칙을 분명히 하며 탈이념·탈진영·탈정쟁의 실용주의로 대한민국 대도약의 길을 열겠다는 비전과 의지를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며 "민주당은 이재명정부가 이끌 대한민국 대전환이 국민 삶의 변화로 체감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전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수많은 갈등과 난제 앞에서도 결코 피하지 않고, 특유의 정면돌파와 실용주의적 통찰로 국민의 삶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전해진 시간이었다"고 쓴 뒤,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년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환율급등 문제에 대한 해결책 △부동산 공급확대 및 수요억제 방향성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거취 문제 등을 포함한 25건의 질의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환율급등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1~2개월 내 1400원 전후로 하락을 예측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반면 부동산 공급확대·수요억제 방향성에 대해선 비교적 명확한 답변을 내놓았다. 공급확대 방안으론 재건축·재개발 규제 조정이 언급됐고, 수요억제 대책에 대해서는 추가 세제 강화 가능성에 거리를 뒀다.
다만 '보좌관 갑질' 및 '강남 아파트 부정청약 당첨' 의혹 등을 받는 이혜훈 장관 후보자에 대한 거취 문제엔 "문제가 있어보인다"면서도, 야권의 비판만을 수용해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회 인사청문회 재개 필요성의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입장에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청문회를 보이콧한 국민의힘에 문제를 전가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라는 큰 틀에서,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였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를 오직 정략적으로만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천한 다선 의원을, 정작 국민의힘이 모욕하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 최고위원은 "국민이 부여한 청문회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직무를 유기하면서 조건에 또 조건을 다는 모습은 지금 장동혁 대표의 단식과도 겹쳐 보인다"며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에는 관심 없고, 그저 몽니만 부리는 모습일 뿐이다. 모든 것이 결국 자신들이 쌓아온 업보라는 사실을 망각한 듯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지난 19일 여야 합의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자료 부실 제출 등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제출 시한인 이날까지 무산된 상태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 촉구 단식 7일차를 맞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어쩌라고요식 남탓'만 늘어놨다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화려한 말 잔치 뿐이었다"며 "(특히) 경제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실망을 넘어서 절망적"이라고 일갈했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화려한 수사로 포장된 연설 어디에서도 지난 임기 동안 무너져 내린 민생에 대한 반성이나, 손에 잡히는 실효성 있는 해법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도약'을 향한 희망의 약속이 아니라, 국민에게 '대실망'만을 확인시켜 준 공허한 독백"이라고 주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이 부동산과 환율 문제에 '어쩌라고요식' 남 탓만 늘어놓고 선거용 돈 풀기, 반기업 폭주, 북한에 대한 굴종, 무능·무책임만 내비친 국정 참사였다"며 "'부동산도 대책 없다' '환율도 대책 없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국민은 과연 이게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발언인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아울러 박수영 의원은 이 후보자 지명과 관련,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의) 괴성 갑질과 의혹들을 알고도 무시했거나, 몰랐다는 게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최고 존엄'이 대통령의 눈을 가렸다는 얘기"라며 "모두 대통령의 인사 실패를 자백한 것이다. '인사 실패자' 이 대통령은 구차한 변명으로 도망가지 말라"고 맹폭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단식 7일차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독회담 요구에 "필요·유용할 때 만나야 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부쩍 쇄약해진 장 대표는 이날 같은 당 의원들의 단식 중단 및 병원행 건의에 "나는 여기에 묻히겠다"며 이송을 거부했다. 이후 119 구급차가 국회로 출동, 구급대원들이 들것을 들고 단식장을 찾았으나 장 대표는 끝내 병원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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