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규제지역 일대 3.3㎡당 1억 넘는 고가 거래 속출
10·15대책 이후 중저가 중심 경기 집값 밀어 올려
규제의 역설…서울 집값 안 꺾이고 경기는 핵심지 강세
ⓒ뉴시스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발표한 10·15 대책이 외려 역효과를 내는 모습이다.
정부는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폭넓게 규제로 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은 규제로 묶인 경기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넘어서는 등 규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22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강세가 두드러진다. 정부 규제로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로 묶였지만 3.3㎡당 1억원이 넘는 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집품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9일까지 경기도 아파트 매매거래를 살펴본 결과, 규제가 적용되는 과천과 성남 분당 일대 아파트값이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시 원문동 소재 ‘과천위버필드’ 전용 84㎡는 3.3㎡당 1억425만원인 26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별양동의 ‘과천자이’ 전용 84㎡는 25억985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3.3㎡당 1억114만원 수준이다. 같은 단지 전용 74㎡ 역시 3.3㎡당 1억231만원인 23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성남 분당구에선 중대형 아파트가 고가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최고가 거래는 수내동 일원 ‘양지1단지 금호’로 전용 198㎡가 35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파크타운(삼익)’ 전용 134㎡는 24억9500만원, ‘파크타운(롯데)’ 같은 평형대는 24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3.3㎡당 6000만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백현동에선 ‘백현마을 6단지’ 전용 74㎡가 3.3㎡당 1억원 시대 개막을 알렸다. 해당 아파트는 3.3㎡당 1억524만원으로 23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 집값 부담, 대출 제약에 경기도 신축·역세권 가치↑
6억원 이하 중저가 거래비중 줄고 ‘9~15억 이하’ 늘어
지난해 10·15 대책 발표 이후 규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11월 첫 주부터 10주 동안 해당 지역 누적 집값 상승률을 살펴보면, 성남 분당이 4.16%, 과천은 3.44%를 기록했다.
규제로 묶인 지역 상당수가 경기 아파트값 평균 누적 상승률(0.93%)을 웃돌았다. 용인 수지구가 4.25%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광명(3.29%), 안양 동안(2.76%), 하남(2.76%) 등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정부 규제로 전반적인 거래 금액대가 올랐단 평가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경기도는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66.7%를 차지할 정도로 저가 중심 구조가 뚜렷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고가 거래 비중이 차츰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6.4%포인트 줄어든 60.3%를 기록했고, 1분기 6.3% 정도였던 9억 초과~12억 이하 매매 비중이 8.6%로 확대됐다. 12억 초과~15억 이하 구간도 2.9%에서 3.4%로 올랐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격 부담과 대출 제약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 국면과 맞물려 경기 지역 내에서도 신축, 역세권 등 기존 가격 수준이 높았던 단지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확대된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며 “경기 지역에서는 거래 가격대가 점차 상향하는 흐름 속에서 신고가 역시 상위 가격대와 함께 형성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겹겹이 규제를 적용했지만, 시장에선 역설적으로 ‘우리 지역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단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내놨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은 또 다시 적응해 규제 직후 주춤하던 수요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집값 안정과 풍선효과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그럴수록 시장에선 ‘안전자산’이란 인식이 굳어져 서울 집값 고점과 경기도 핵심지 강세 등 두 가지 부작용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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