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경 인지수사권 확대안 낸 금감원…금융위는 ‘불편’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1.23 07:11  수정 2026.01.23 07:11

금감원, 인지수사권·업권별 특사경 확대안 제출

권한 확대 드라이브에 금융위 ‘불편한 기류’

李 대통령 업무보고 지시 이후 속도…금감원 내부도 의견 엇갈려

권한 강화 명분 속 공공기관 재지정 우려…조직 위상 논쟁 확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0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확대를 둘러싼 금융당국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감원이 인지수사권 부여와 업권별 특사경 확대를 포함한 ‘특사경 활용도 제고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면서, 권한의 경계를 둘러싼 양 기관 간 신경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기존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고, 민생금융 분야 특사경을 추가하는 한편, 특사경의 업무 범위를 금융회사 검사와 회계감리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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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금융위는 사전 조율 없이 사실상 경찰 권한에 해당하는 수사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이 현행 체계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권한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무리라는 인식도 감지된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기관 차원의 욕심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업권별 특사경 필요성과 인력 규모, 인지수사권 필요 여부를 정리해 총리실에 보고하라고 지시한 만큼, 관련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 근절을 위해 금감원 특사경 활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서도 시각 차는 적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통령 언급이 있었다고 해서 바로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아니”라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방향이나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할 단계라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특사경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검사 업무와 수사 업무의 성격 차이, 기존 특사경 역할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두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권한이 커지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제한돼 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인식도 내부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실무진 사이에서는 특사경 권한 확대가 또 다른 파장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사경 기능이 사실상 경찰 권한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외부 통제 강화 요구가 커지고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정부는 과거에도 금감원을 두고 “권한에 비해 민주적 통제가 충분하지 않다”며 공공기관 지정을 검토한 바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과거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철회된 경험이 있는 만큼, 관련 논의가 재점화되는 것 자체에 강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는 완전히 끝난 사안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내부에 많다”며 “처우와 조직 자율성과 직결된 문제라 직원들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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