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잭팟’ 노시환·원태인, 22년 묵은 심정수 보상금 기록 깨나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1.26 20:28  수정 2026.01.26 20:28

FA 자격 획득 앞두고 다년 계약 대신 1년 계약 선택

구단 입장에서도 이적 대비한 최소한의 장치 마련

연봉 10억원 고지에 오른 노시환(왼쪽)과 원태인. ⓒ 뉴시스

KBO리그 투타 최고라 할 수 있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나란히 연봉 10억원 고지에 올랐다. KBO 역대 8년 차 최고 연봉이다.


최근 KBO리그 각 구단들은 핵심 자원을 ‘비FA 다년계약’으로 일찌감치 묶어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FA를 1년 앞둔 노시환과 원태인은 구단의 제안을 뒤로하고 ‘단년 계약’을 선택했다. 이는 자신들의 가치가 현재 구단이 제시한 조건보다 훨씬 높다는 확신, 즉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의 발로이다.


특히 원태인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년계약으로 묶일 경우 해외 진출 시 구단과의 복잡한 권리 관계가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단년 계약은 향후 포스팅 시스템이나 완전한 FA 신분으로 더 넓은 무대를 노리기에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노시환 역시 ‘포스트 이대호’라 불리는 거포로서 FA 시장에 나올 경우 역대 최고액 경신이 유력한 만큼,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는 계산이다.


선수들이 ‘자유’를 택했다면, 구단은 ‘장치’를 마련했다. 이번 10억원 연봉 계약은 타 구단으로의 이적을 원천 차단하려는 구단의 방어 전략이기도 하다.


현행 KBO 규약상 FA A등급 선수를 영입하는 타 구단은 원소속팀에 ‘직전 연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인 외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연봉이 10억원으로 책정됨에 따라, 내년 시즌 종료 후 이들을 데려가려는 팀은 최소 20억원의 현금과 핵심 유망주, 혹은 무려 30억원이라는 거액의 현금을 보상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이는 웬만한 구단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접근 금지’ 수준의 진입장벽이다. 결국 구단은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도,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이적 상황에서 확실한 실익을 챙기겠다는 실리적 판단을 내린 셈이다.


KBO FA 보상금 역대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만약 원태인 또는 노시환이 내년 시즌 타 구단으로 이적해 300% 보상금이 발생한다면 22년간 묵혀있던 보상금 최고액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보상금이 발생했던 선수는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심정수다. 당시 심정수는 FA 자격 획득 전 6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삼성 이적 후 무려 27억원의 보상금이 발생했다.


이때 보상 규정은 지금과 다른 전년 연봉의 300%+보호 선수 외 1명 또는 450%였기에 막대한 보상금이 발생할 수 있었다. 결국 현대가 보상금만 택했고, 삼성은 심정수를 영입하는데만 FA 계약 액수(4년 60억원)를 더해 총 87억원을 소모했다. 약 20년 전 물가와 화폐 가치를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액수가 아닐 수 없다.


FA 등급제 도입 이후에는 2022년 KT 위즈로 이적한 박병호가 최고액이다. 당시 박병호는 C등급으로 분류됐으나 전년 연봉이 무려 15억원에 달해 150%인 22억 5000만원이 키움 히어로즈로 향했다.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와 2023년 두산으로 복귀한 양의지도 흥미롭다. 둘 모두 10억원의 연봉을 받던 상황에서 이적을 택했고, 롯데는 200%인 20억원을, NC는 보상 선수를 택해 100%인 10억원의 보상금을 골라 액수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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