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비거주 1주택’도 투기수요 간주
장특공제 차등 적용 등 세제 손질 시사
시장 반발 거세…매물 잠김에 전월세 폭등 우려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되살리기로 한 데 이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역시 손질하겠다고 시사하면서 시장 불안과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에게 부여하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차등 적용하겠단 건데 전문가들은 섣부른 세제 손질로 매매는 물론 임대차시장 전반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27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연일 세제 손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1주택자라 하더라도 실거주하지 않은 경우는 ‘투기’로 간주하고 세제를 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만약 부득이 세제를 손보게 된다면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 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며 “장특공제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1주택자’는 실수요자로 판단하고 정책적으로 어느 정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배려한 것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다. 앞으로 다주택자는 물론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 역시 ‘투기수요’로 규정하고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뉴시스
현행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기간 및 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양도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미뤄보면 비거주 1주택은 앞으로 공제율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지난 25일에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하며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류에 1주택자의 반발은 거세다. 직장이나 자녀 양육 및 교육 문제로 자가에 거주하지 않고 타 지역에 전월세로 지내는 수요자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단 지적이다.
각종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미 전월세도 씨가 말랐는데 집주인이 들어가서 살겠다고 하면 집 없는 세입자는 어디까지 밀려나야 하냐”, “정부가 집 가진 모든 국민을 투기꾼으로 몰아간다”, “이러다 실거주 1주택, 고가 전세수요까지 세금 올려받겠단 소릴 하겠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서울 자가를 보유하고 직장 때문에 부산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A씨는 “2~3년마다 발령받아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이사할 때마다 집을 팔고 새로 사서 들어가란 소리냐”며 “서울에서 지방 발령 났다가 몇 년 뒤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그때는 집을 사지도 못할텐데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건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제를 통해 집값 안정화를 꾀하긴 힘들단 견해다. 전월세 물량은 지금보다 더 줄고 서울 강남권, 한강변 일대 핵심입지 ‘매물 잠김’은 더 심화할 거란 지적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식인데 투기라는 것도 엄밀하게 정리하기가 어려운 문제”라며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시장이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 했을 때 어떤 부분에서 소위 정화 작용이 막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무조건 나쁜 것이고 해결 방법이 없다고 하니 가장 써먹기 좋은 정책적인 규제 카드만 내놓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핵심지에 집 한 채를 보유한 경우, 장특공제 혜택을 받는 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는데 이들에게 모두 실거주를 하라고 해버리면 해당 지역 일대 매물 잠김은 불 보듯 뻔하다”며 “전월세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매도호가 역시 큰 폭으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까지 시행되는 상황에서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은데 무조건 집을 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집주인들은 차라리 증여를 하거나 안 팔고 보유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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