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셀토스 "어차피 살 거잖아"…1등의 대담한 실험 [시승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1.29 08:30  수정 2026.01.29 08:30

기아 2세대 완전변경 셀토스 가솔린&하이브리드 시승기

음악 따라 울리는 시트, 전기차 같은 승차감…신기술 '잔뜩'

가솔린, '극강의 가성비' 지키면서 상품성 높여

인기 앞세운 '4000만원' 하이브리드…가격 아쉬워

기아 신형 셀토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셀토스의 입지는 '넘사벽'이다. 같은 지붕 아래 코나, 니로부터 옆집에는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 블레이저, 티볼리, 아르카나까지. 수많은 경쟁자가 버티고 있음에도 셀토스는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잘생긴 얼굴과 넉넉한 공간, 적당한 상품성, 이 모든 걸 아우르는 '압도적 가격 경쟁력'이 조화를 이룬 덕이다.


풀체인지 직전까지 인기가 계속된 효자 모델인만큼, 2세대 셀토스는 기아의 깊은 고민이 잘 드러났다. 최대 경쟁력인 '가성비'를 지키면서도, 상품성은 지켜내야하고, 잘 나가는 하이브리드까지 안겨줘야하는 거대한 숙제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2세대 기아 셀토스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번갈아 시승해봤다. 시승 모델은 1.6 터보 4WD 시그니처 트림과 1.6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트림으로, 가격은 각각 3906만원, 4146만원이다.


신형 셀토스 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카니발 손자. 쏘렌토 아들. 스포티지 동생. 크기만 다르고 얼굴은 똑같아진 요즘 기아 라인업에 끝내 셀토스가 합류했다. 분명히 잘생긴 것은 맞으나, 기존 '셀토스'라는 차종 특유의 색채가 옅어지고, '소형 기아'쯤으로 변한 모습이다. 어차피 너무 많이 팔려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뽐내긴 힘든 모델이니, 스포티지나 쏘렌토로 오해받는 게 꼭 나쁘다고 보긴 어렵겠다.


소형이라는 몸매에 맞지 않게 강인한 얼굴로 인기를 끌었던 셀토스는 2세대를 거치면서 아예 '우락부락함'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기존 각진 몸매 속 날렵하게 이어지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사라지고, 아예 그릴만 뚝 떼어다 늘릴 수 있는 최대한으로 키워냈다. 헤드램프가 그릴과 분리된 탓에 미간이 더 넓어졌는데, 나름대로 높이를 맞추면서 어색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신형 셀토스 측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측면과 후면 역시 볼륨감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작지만 '정통 SUV 다움'을 살리려 무던히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같은 집안에서 친환경 SUV로 이름을 알린 니로가 동글동글 부드러운 인상과 SUV 치고 낮은 차체로 연비에 집중했다면, 셀토스는 2세대에서도 강인하고 투박한 디자인으로 차별점을 뒀다.


후면 역시 메뚜기 다리를 닮은 리어램프가 탑재되며 덩치를 부풀리는 데 성공했다. K5, EV5 등에 적용돼 이미 도로 위에서 익숙해진 형태인 만큼, 이제는 나름대로 깔끔해 보이기도 한다.


신형 셀토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미 비슷하게 생긴 모델이 많아 외관에서 큰 감흥을 느끼긴 어렵지만, 내부는 다르다. 거무튀튀한 인테리어와 플라스틱 소재로 비용 절감이 여실히 드러나던 전작과 달리 2세대 모델에선 꽤나 새로운 시도를 해냈다.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윗급 모델에서 시장 검증을 마친 '요즘 기술'이다. 계기판부터 중앙까지 길게 이어진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는데, 상당히 깔끔하고 신차스럽다.


2년 전 EV9에서 처음 적용됐던 계기판 디스플레이와 중앙 디스플레이 사이 공조 터치 패널도 탑재됐다. 저가 라인업에서는 널찍한 디스플레이 하나만 넣어줘도 더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법이다.


기어 노브는 컬럼식으로 변경되면서 수납 공간을 넓히는 데 일조한다. 존재감은 미미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은 앰비언트 라이트도 적당히 기분을 환기 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셀토스 내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200만원의 가격인상이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서둘러 가속페달을 밟아볼 필요가 있다.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차이가 큰 편인데, 특히 가솔린 모델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소음과 진동(NVH)의 개선이다. 이전 세대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거친 주행감과 노면 소음이 상당 부분 걸러졌다. "소형차니까 이 정도는 참아야지" 했던 부분들을 기아가 보란 듯이 해결해 온 느낌이다. 가격 인상분보다 상품성이 더 많이 올랐으니, 가솔린 모델은 여전히 이 체급의 '가성비 원탑'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 ⓒ기아

모두가 기다려온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평가가 다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 하이브리드 영역을 야심차게 열어줄 것이라 예상했으나, 결국 4000만원을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스포티지를 떠올리며 "이 돈이면…"을 말하는 자신을 발견할 지 모른다.


물론 하이브리드 가격을 예상보다 높게 책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간 전기차에만 탑재되던 '스마트 회생제동 3.0'과 같은 신기술이 기아 하이브리드차 최초로 탑재됐기 때문이다. 전방 교통 흐름 등을 알아서 판단해 최적의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기술이다.


또 목적지까지의 주행 경로와 도로 상황을 예측해 배터리 충전량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하이브리드 계층형 예측 제어 시스템, V2L 등 소형 SUV에는 허락되지 않던 각종 기술들이 잔뜩 들어가며 차량 자체의 '수준'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신기술이 오히려 이질감으로 다가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하이브리드 최초로 탑재됐다는 '스마트 회생 제동 3.0'이 마치 전기차를 타는 것 같은 묘한 주행감을 만들어내는데, 기존에 알던 하이브리드차와는 달라 적응이 필요했다. 저속에서 전기차 수준으로 회생제동 강도가 센데, 급격한 회생제동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의 경우 당혹스러울 수 있겠다.


음악 소리에 따라 진동이 커지는 바이브로 사운드 시트도 재미는 있지만 실용성에 있어선 의문을 자아내는 요소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비트에 맞춰 등 뒤가 쿵쿵 울리면서 지루한 운전을 환기시켜주는데, 처음엔 즐거웠으나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엉덩이가 영 간지러워 기능을 끄는 방법을 찾게됐다.


셀토스 ⓒ기아

'만만한 가격'이 셀토스의 가장 큰 무기였던 만큼 신기술 대신 가격을 낮췄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쯤 되니 "어차피 살 거잖아?"라는 기아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비슷한 금액이면 전기차나 윗급 모델을 사라는 무언의 압박 같기도 하다.


연비는 역시 하이브리드와 가솔린의 차이가 크다. 같은 코스를 동일하게 주행한 후 확인한 연비는 가솔린은 13.1km/L, 하이브리드는 19.2km/L. 각진 몸매에도 불구하고 20km/L에 가까운 연비를 확인하고 나니, 가격을 높이고서라도 신기술을 집어넣은 이유가 조금은 이해되는 듯 하다.


▲타깃

-판매량이 증명하는 가장 안전한 선택지

-200만원 올랐지만 여전히 빛나는 가성비


▲주의할 점

-하이브리드차 주행감이 독특하니 시승 필수

-시승 후 스포티지와 가격 비교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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