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인상 재부상에 수출 리스크 재점검
가격 조정·프로모션 재설계로 부담 분산 모색
현지 생산·법인 활용 카드도 다시 테이블 위로
과도한 위기감보단 시나리오 대응에 방점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불확실성이 해소된 듯 보였던 미국 관세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K뷰티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이미 한 차례 관세 변수를 겪은 만큼, 업계 전반에서는 당혹감 속에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무역 합의를 위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으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총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관련 특별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뷰티업계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의약품 관세가 다시 인상될 경우 뷰티업계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품 및 화장품법은 화장품을 ‘신체세척, 미용, 매력증진, 용모개선 등을 목적으로 피부에 펴바르거나, 붓거나, 뿌리거나 분사하는 제품’으로 정의한다.
화장품은 신체에 생리적 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물리적 효과 만을 가져오는 제품으로, 생리적인 효과를 일으킨다면 의약품으로 구분된다.
특히, 선크림이나 여드름 케어 제품, 비듬 전용 샴푸 같은 기능성 화장품은 OTC(일반 의약품)로 분류된다.
이에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체별로 가격 인상, 프로모션 정책 재조정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세 인상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리테일 파트너와 긴밀한 소통을 통한 프로모션 정책 재조정, 포트폴리오 운영 정책 변화 등 수익성 유지를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며, 이를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관세가 25%라고 통보받은 상황은 아닌 만큼 전반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OTC로 분류되는 선크림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현지 법인 활용을 하나의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우선 미국법인과 관세 영향을 면밀히 파악 중이며, 미국 법인의 글로벌 수입공급망 대체 가능 여부 지속 검토 및 미국 현지 제품 판매 전략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관세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자사의 미국 법인을 활용할 경우 효과적으로 마진에 대한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북미 지역 매출 비중은 24년 전사 총 매출 기준 약 7% 수준, 25년 3분기 YTD 기준으로는 약 10% 수준이므로 전사에 미치는 미국 관세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주요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은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관세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관세 부담이 현실화 될 경우, 고객사들이 미국 공장 활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단 현재까지 관세 이슈로 인해 미국 현지 공장 활용을 문의한 고객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7월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건설한 연면적 1만7805㎡ 규모의 콜마USA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제조사의 경우 직접 수출이 아니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다. 한국콜마는 현지 미국 1공장과 미국 2공장을 활용하는 등 관세 조치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에서 안정적으로 제품 공급이 가능하도록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고객사가 원할 경우 미국으로 생산 이관이 가능한 시스템은 구축해 놓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관세 이슈를 두고 과도한 위기감은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미 한 차례 관세 변수를 겪은 만큼, 초기 우려와 달리 실제 판매량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는 경험이 축적돼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관세 변수를 겪으면서 초기에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는 미국 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시나리오를 가동하는 단계로, 과도한 위기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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