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노조 조합원 29일 오전 10시 기준 6만1945명
과반 기준 555명 남아…성과급 불만에 덩치 급팽창
과반 노조 시 단체교섭권 등 강력한 법적 권한 갖게 돼
재계선 "중장기 경영 리스크 작용 가능성" 우려 제기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매출 9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조1000억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의 사상 첫 과반수 단일 노조 출범이 임박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만 20조원을 기록하며 한국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세운 상황에서, 과반 노조의 출범이 향후 기업 활동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 기준 가입 조합원은 6만1945명이다. 초기업노조가 주장하는 과반수 노조 기준인 6만2500명까지는 단 555명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 9월 6300명 수준이던 조합원 수가 불과 4개월 만에 9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지난 주말 사이에만 1000여명이 새로 가입한 만큼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번주 내 초기업노조가 과반수 노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반 노조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사례가 된다.
초기업노조의 급성장 배경으로는 지난해까지 최대 노조였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내부 갈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전삼노는 지난해 3월 평균 임금인상률 5.1%, 전 직원 대상 자사주 30주 지급 등을 골자로 한 '2025년 임금 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집행부와 사측 간 이면 합의 논란이 불거지며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이 여파로 한때 3만5000명에 육박했던 전삼노 조합원 수는 현재 2만명대로 감소한 상태다.
반도체 업황 회복 국면에서 체감 보상 격차가 커진 점도 초기업노조의 세 확장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 속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 사례가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 내부에서 비교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상당수는 DS 부문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반수 단일 노조는 근로기준법상에 따라 사측과의 독점적 교섭권을 확보하게 되며,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권 등 강력한 법적 권한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과반 노조 출범은 삼성전자의 노사 지형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임금과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적으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적이 개선될수록 구성원들의 기대 수준 역시 높아져, 불만이 누적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초기업노조는 임금 개선과 조합 복지 확대, 사내 불합리 관행에 대한 대응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실적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3조6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DS 부문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진입이 본격화된 올해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향후 노사 교섭 국면의 핵심 쟁점은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가 될 전망이다. 공동교섭단은 이미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방식의 투명화와 상한선 해제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영업이익률 구간별로 지급하는 방안과 자사주 지급, 복지포인트 상향 등도 요구하고 있다. 과반 노조 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이러한 요구가 사측에 상당한 협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반수 단일 노조가 출범할 경우 교섭 구조가 단순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임금·성과급·복지 전반에서 협상 압력이 한쪽으로 집중되는 구조가 된다"며 "특히 반도체처럼 업황 변동성이 큰 산업에서는 호황기 기준으로 형성된 보상 기대가 불황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 중장기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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