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살아나자... 삼성, '20조 영업익' 시대 열었다 (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1.29 12:57  수정 2026.01.29 13:13

DS 영업익 16.4조로 전사 82% 책임

DX는 스마트폰 둔화로 숨 고르기

1.3조 특별배당 포함 주주환원 확대

HBM4·2나노로 AI 반도체 승부수

ⓒ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4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기록했다. 단일 분기 영업이익으로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기업 가운데 최초임과 동시에 매출 역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9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209.2% 급증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한 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333조605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3조6011억원, 순이익은 45조2068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3.2%, 31.2% 늘었다.


실적 반등의 중심은 반도체(DS)였다. DS부문은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올리며 전사 영업이익의 약 82%를 담당했다. 메모리 사업부가 범용 D램 수요 강세에 적극 대응하고 HBM 판매를 확대해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서버용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수익성 개선에 주효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은 "AI와 연관된 하이퍼스케일러 수요 강세가 4분기에 더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 수요도 확대됐고, 이에 따라 서버용 고용량 DDR5와 HBM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서버 우선 공급 기조 속에 모바일·PC용 메모리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섰다고 덧붙였다.


가격 지표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삼성은 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과 서버향 고부가 제품 중심 믹스 운영 효과로 전분기 대비 약 40% 수준 상승했다고 밝혔다. 낸드 ASP는 전분기 대비 20% 중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HBM 로드맵도 재확인했다. 삼성은 HBM4가 주요 고객사 평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이미 양산 투입해 생산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고객 요청에 따라 2월부터 최상위 속도(1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며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개선될 것이다. 공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고객사의 수요가 당사 공급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는 계절적 수요 변화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으나, 이미지센서의 경우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는 2나노 1세대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거래선 수요 강세로 매출이 증가했으나, 충당 비용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반면 스마트폰·TV·가전을 맡는 DX부문은 매출 44조3000억원에도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에 그치며 '숨 고르기' 흐름이 뚜렷했다. MX사업은 플래그십 매출 성장과 태블릿·웨어러블 판매가 뒷받침됐으나, 4분기 판매량은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매출 9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콜에서 "올해는 부품 원가 상승으로 업계 변화가 클 것"이라면서도, AI 기술 리더십과 안정적 공급망을 기반으로 플래그십 중심 신모델 판매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분기에는 S26(갤럭시 S26) 출시 효과와 폴더블 견조한 판매를, 하반기에는 신형 폴더블로 성장세를 잇겠다는 구상이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모바일 원가에 부담이 된다는 시장의 우려에는 협력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전 프로세스 리소스 효율화로 이익 감소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지속했다. 4분기 연구개발비는 10조9000억원, 2025년 연간 연구개발비는 역대 최대인 37조7000억원에 달했다.


설비 투자와 관련해서는 "AI와 연계된 메모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상당 수준의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신규 생산시설과 클린룸 공간을 확보해 왔는데 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증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주주환원' 메시지도 크게 부각됐다. 삼성은 2025년 실적 마무리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약 36.5조원이며, 주주환원 재원으로 FCF의 50%에 해당하는 18.3조원 수준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정규배당 9.8조원에 더해 추가배당 1.3조원을 시행, 2025년 매입한 자사주 가운데 6조6000원 규모를 소각할 방침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수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HBM4와 2나노 공정, 패키징을 결합한 '원스톱' 전략으로 메모리 초격차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엔진이 다시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이번 분기가 향후 실적 흐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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