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덮친 1.4조 홍콩ELS 과징금 폭탄…제재 적정성에 또 ‘시끌’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3.12 07:03  수정 2026.03.12 07:03

부당이득 1000억인데 과징금 1조4000억원…‘10배 제재’ 논란

자율배상 1조3000억원 이미 부담…은행권 총비용 2조7000억원 전망

법원 판단은 달랐다…ELS 설명의무 근거 공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가 지난 2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도없는 ELS 과징금, 금융위는 기준없는 정책 책임져라!'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에 부과될 과징금 규모가 약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제재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판매 과정에서 얻은 수익 대비 과징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위원회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부당이득 규모를 약 1000억~1100억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ELS 판매액이 가장 많았던 국민은행의 부당이득이 약 500억원이며, 나머지 은행들도 판매 규모에 비례해 수백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부당이득은 은행이 ELS 판매 과정에서 얻은 수수료 수익을 의미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논의되는 과징금 규모는 부당이득의 약 10배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제재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감독규정에 의하면 금융위는 부당이득의 10배를 넘는 과징금에 대해 감경할 수 있다.


부당이득이 약 1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논의되는 1조원대 과징금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은행권이 이미 대규모 자율배상을 진행했다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홍콩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 규모는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투자자의 약 97%가 배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제재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은행권 부담은 자율배상과 과징금을 합쳐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제재 근거 자체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이 홍콩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20년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제시하지 않은 점 등을 설명 의무 위반의 근거로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법원은 관련 민사소송에서 “해당 기준은 은행이 아니라 발행사인 증권사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설명 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국의 판단과 법원 판단 사이에 간극이 드러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홍콩 ELS 사태를 계기로 금융상품 판매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6일 공개한 연구용역을 살펴보면 손실 위험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ELS 설명서를 개선했을 때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입한 상품의 1차 상환 베리어 평균이 81.76%에서 80.1%로 1.65%포인트 낮아졌다.


1차 상환 베리어는 ELS가 첫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기준선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구조의 상품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체 투자 선택 기준을 고려하면 변화 폭이 1%대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설명 방식 개선만으로 투자자의 위험 인식이나 상품 선택을 크게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구조화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판매 책임과 투자자 책임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상품 설명 과정에서 투자자의 배경지식이나 이해 수준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판매 책임 강화와 함께 투자자 이해도를 높이는 제도적 보완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입장에서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시해 투자 기회를 제공하라는 요구와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을 동시에 요구받는 구조”라며 “제재 중심 접근보다는 판매 기준을 명확히 하고 금융회사와 소비자 모두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18일 정례회의에서 5개 은행의 과징금 규모와 기관 제재 수위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종 과징금 결정 전까지 제재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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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운여행자
    자기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고객을 상대로 농간을 부린 행태는 신용이라는 걸  조직의 생명으로 삼는 은행의 본질에 어긋난다. 마땅히 일벌백계 해야 한다.
    2026.03.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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