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유치로 환율 하락 기대되지만…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대비
유동산 분산의 위험은 ETF 우선 거래와 LP 의무 참여로 보완
증시 거래시간 연장, 환율에 미칠 영향 세밀히 파악 후 정책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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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KRX)가 올해 6월부터 주식 거래시간을 기존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글로벌 자금 유치를 위한 필수 조치로 평가되지만, 최근 급등세인 원·달러 환율 하락에 미칠 영향에 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프리마켓(오전 7~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8시)을 신설해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을 보완하는 12시간 거래 체계를 도입할 계획을 제시했다.
주식 거래시간 연장의 배경은 국내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을 억제하고, 외국인 투자자 유입 확대에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미국 시장 종료 직후 국내 장 개장으로 투자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 고점을 찍은 후 1500원에 근접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으로 한·미 금리 격차와 해외 투자 확대가 꼽힌다.
따라서, 국내 증시의 거래시간 연장은 글로벌 투자자 유입 촉진으로 자본 유출 압력을 완화해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간접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의 증시 거래시간 연장처럼 홍콩 사례(1995년 연장)에서 증시의 거래량이 45% 급증한 바 있고, 이는 글로벌 유동성 유입으로 홍콩달러 가치 안정화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이다.
홍콩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Wang은 2018년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1995년 홍콩증시 거래시간 연장(오전 9:30~오후 4:00으로 확대)을 사례로, 연장 전후 가격 효율성을 분석했다.
해당 논문은 거래시간 확대 후 신규 정보의 주가에 반영되는 시간이 유의미하게 단축되는 등 시장의 효율성이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 확대와 거래량 증가를 통해 자본 유입을 촉진시켰다. 이러한 시장 매력도 제고는 홍콩달러에 대한 수요를 높여 가치 안정화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증시의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부정적 우려도 존재한다. 거래시간 연장은 유동성 분산으로 환율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유동성 분산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인해 거래량이 기존 정규장에서 프리·애프터마켓으로 분산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정규장에서의 거래량 집중이 줄면 대량 매매 시 가격 충격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야간 거래 증가에 따른 원·달러 환율 변동성 증대도 우려된다. 증시의 애프터마켓에서 발생한 주가 변동이 실시간으로 해외 투자자에게 전달되며 환헤지 수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 지수의 급락 시 달러 헤지 매수 급증으로 환율이 요동칠 수 있다. 해외 투자자는 원화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달러 매수(원화 매도) 포지션을 대거 구축하게 되는데, 이는 애프터마켓 야간 거래에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증폭시키며 실시간 외환시장으로 환율 쇼크를 전달한다.
실제로, 2025년 12월에 코스피 급락시 외국인 순매도 증가에 따른 달러 헤지 수요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급등한 바 있다.
결국, 코스피 지수 하락은 환헤지 선물 매수 급증으로 달러 수요를 폭증시켜 환율의 'V자 반등' 패턴을 유발함으로써, 단기간 원화 약세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증시 거래시간 연장은 글로벌 자금 유치 계기로 환율 안정화에 대체로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되지만, 환율 변동성 증가 등 부작용도 엄연히 존재해 정책당국의 보완대책이 요구된다.
정책 당국은 증시 거래시간 연장시 유동성 분산·환율 변동성 증대를 보완하기 위해 프리·애프터마켓 내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채권) 등 고유동성 상품의 우선 거래 허용, 그리고 시장조성자(LP) 의무 참여 확대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ETF와 ETN은 평균 일평균 거래대금을 늘리고, LP 의무 참여로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 제공함으로써, 유동성 저하를 방지할 수 있고, 야간 거래 증가에 따른 환율 변동성 증가에도 대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증시 거래 시간 연장이 환율에 미칠 영향을 세심히 파악해서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이는 원화 가치 안정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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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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