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차기 의장 지명자, 케빈 워시의 놀라운 처가 인맥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2.03 07:07  수정 2026.02.03 07:07

금융 엘리트, 유태계 수재

에스티 로더의 화려한 사외이사

금융 외교, 세월과 인맥이 중요하다

경험과 해외 인맥을 존중하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AP=연합뉴스
금융 엘리트, 유태계 수재

지난주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미 경제계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수재로, 뉴욕의 유복하고 영향력 있는 유태계 집안 출신이다. 부친 로버트 워시(Robert Warsh)는 뉴욕주 알바니에서 주식 중개인이자 사업가였는데, 케빈은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내 제인 로더 워시(Jane Lauder Warsh)는 중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적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 가문 출신이다. 결혼을 통해 워시는 미국 내 정·재계 핵심 인사들과 매우 끈끈한 혼맥과 인맥을 형성했다. 아일랜드 이민 3세인 사업가 아버지가 보스턴 시장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미국 상류층이 진입한 케네디 대통령 가문과 아주 비슷한 구조다.


2006년, 연준 역사상 최연소 이사로 임명된 케빈 워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의장 곁에서 월가와 연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위기 대응을 주도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최연소 이사인 워시가 벤 버냉키의 측근으로 부상한 데는 유태계라는 공약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벤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버냉키 의장은 유태계다. 버냉키뿐 아니라 앨런 그린스펀, 재닛 옐런 모두 유태계로 미국 금융권 최고위층은 여전히 유태계가 장악하고 있다.

거물 장인 로널드 로더

친가보다 처가 인맥이 훨씬 중요하다. 우선 장인 로널드 로더(Ronald Lauder)는 198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내며 유럽 특히 독일계와 동구권에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 빈(Vienna)에 ‘로더 유대인 학교’를 세우는 등 교육·문화 사업을 통해 오스트리아 사회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2007년 이후 세계유대인회의(WJC, World Jewish Congress) 회장을 맡으면서 유럽과 서구 전체의 ‘막후 실력자’가 되었다. 워시는 역시 유태계인 장인 덕분에 유럽 중앙은행(ECB) 인사들이나 독일 재계 리더, 유태계 금융 대재벌(로스차일드나 베어링스, 구겐하임, JP 모건)과도 핫라인을 가동할 수 있다. 워시는 또 장인이 오스트리아 대사 시절 겪은 유럽의 복잡한 정치·경제 지형을 공유하며, 미국 중심적인 시각을 넘어선 글로벌 감각을 익혔다. 원래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이후 오스트리아 빈은 유럽 외교의 중심지기도 했으니.


장인 로널드와 트럼프 대통령은 ‘50년 절친’이자 ‘정치적·사회적 동맹’이다. 두 사람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Wharton School) 동문이다. 트럼프는 1968년 졸업, 로널드 로더는 1964년 졸업이니 엇갈렸을 수 있지만, 뉴욕 상류층 사회에서 ‘와튼 출신 재벌’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두 사람 모두 뉴욕의 부유한 가문에서 자란 ‘금수저’ 출신으로, 젊은 시절부터 뉴욕의 사교계와 비즈니스 현장에서 자주 마주쳤다. 두 사람 모두 예술품 수집에 관심이 많고, 화려한 취향도 비슷하다. 트럼프의 정치 입문 이후, 로널드 로더는 세계유대인회의(WJC) 회장으로 트럼프의 중동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또 정책을 강력히 지지했다.

에스티 로더의 화려한 사외이사

에스티 로더의 사외이사도 넓은 의미의 워시의 처가 인맥이다. ‘철의 여인’ 찰린 바셉스키 (Charlene Barshefsky)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2001년부터 26년째 붙박이로 사외이사로 재임 중인 것을 비롯해, 세계적 금융 가문 로스차일드 가문의 일원이자 경영인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 (Lynn Forester de Rothschild), 리처드 파슨스 (Richard Parsons) 전 타임워너 회장 겸 씨티그룹 의장 등이 주요 사외이사들이다.


장인의 형 레너드 로더 (Leonard Lauder)의 인맥도 중요하다. 레너드는 1982~1999년 에스티 로더 CEO로 일하면서 에스티 로더 특유의 ‘갈색병’을 런칭하고 수많은 브랜드를 인수해 제국을 건설한 주역이다. 레너드는 생전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수십억 달러,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Wharton) 스쿨에 수억 달러 기부한 거액 기부자였다. 지난해 6월 92세로 별세한 레너드의 장례식에는 엘리자베스 헐리, 빅토리아 베컴, 불가리 가문의 리더 니콜라 불가리, 펜실베이니아대학 이사회 의장과 전·현 총장,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 이사진 등이 총출동했다. 문화언론계, 학계, 연예계 인맥도 워시의 우군이 될 것이다.

금융 외교, 세월과 인맥이 중요하다

워시 신임 Fed 의장 지명자의 처가 인맥을 장황하게 나열한 것은 이유가 있다. 미국처럼 슈퍼갑으로 세계 정치 경제를 지배하는 나라도 다른 나라와 협력이 필요한 자리는 이렇게 해외 인맥을 고려해 인사를 한다. 우리는 그런 거 전혀 없다. 정권 바뀔 때마다 온갖 명목으로 경험 많고 인맥 있는 공무원 숙청하기 바쁘다. 공무원이 자리보전하는 데 해외 인맥은 전혀 도움 안 된다. 그러니 공무원들이 해외 인맥은 별로 관심도 애정도 없고 관리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몇십 년 연락도 안 하다가 갑자기 뭐가 뜨면 옛날 명함첩 찾아내 연락하면 반갑게 받아주기나 하겠나?


개인도 문제지만 정부가 더 문제다. 이재명 정권도 출범하면서 1급 이상 공무원 일괄 사표를 받지 않았나? 2급 이하는 북쪽의 3대 세습 인민공화국처럼 무슨 무슨 사상검열위원회 만들어 권고 사직시키지 않았나? 언제 공무원들이 전문성 쌓고 해외 인맥 관리하겠나? 그러지 않아도 순환 보직 때문에 전문성 떨어지는 판에, 인맥 관리 안 되는 판에. 그러다 미국에서 관세 시리즈 폭탄 맞고 제때 대응도 못 한다. 아니 도대체 미국 의도가 뭔지 짐작도 못 한다.

경험과 해외 인맥을 존중하라

잊었던가? 2003년 2월, 작고한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을 준비할 당시의 일이다. 외교관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었던 노무현 당선자는 외교부 차관급이 보임되는 청와대 의전 수석 자리를 없애버렸다. 대신 관례와는 달리 청와대 의전 비서관을 정치권 비서 출신을 앉혔다. 외교부가 사보타지에 들어갔고, 결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하는 해외 인사들이 확 줄고 급도 떨어져 버렸다. 취임식 규모와 격이 떨어진 것이다. 사보타지한 외교부 공무원들이 잘했다는 거 절대 아니다. 소속 부처가 홀대당해도 할 일은 해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 개혁은 개혁이고, 취임식이 코앞인데 굳이 그런 식으로 일을 벌일 필요가 있었을까?


외국 국가 원수 불러놓고 H.O.T, 보아, BTS 공연 보여주는 게 외교 수완은 아니다. 매번 아티스트의 애국심에 의지할 것인가? 그들은 정해진 스케줄이 있고, 그들대로의 역할이 있다. 정권은 경험 있는 공직자 모두 자르고는 아티스트의 애국심과 인기에 외교를 의지하지 마라. 직접 공부하고, 외교관, 공무원의 경험과 해외 인맥을 존중해라. 그래야 국익도 보호하고 나라가 산다.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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