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점 반발·과몰입 우려 속 모바일 로또 개시…5% 제한 실험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2.06 12:01  수정 2026.02.06 12:01

PC 온라인 판매 2018년 도입 이후 첫 완화

평일 한정·회차당 5000원·판매액 5% 이내

판매점 영향과 과몰입 우려 점검 뒤 확대 검토

복권위원회는 6일 복권기금 법정배분제도 개편과 로또복권 모바일 판매 시범 운영 방안을 의결했다. ⓒ기획예산처

정부가 로또복권 모바일 판매를 ‘제한적 실험’으로 꺼내 들었다. 사행성 우려와 판매점 보호라는 숙제를 안은 채 전체 판매액의 5%만 열고 평일과 회차당 5000원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모바일을 풀되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두겠다는 선택이다.


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복권위원회는 복권기금 법정배분제도 개편과 로또복권 모바일 판매 시범 운영 방안을 의결했다. 복권 판매와 기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배분 구조의 경직성을 줄이고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복권 판매액은 2004년 3조5000억원에서 2025년 7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복권기금은 9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복권기금은 취약계층 지원 사업의 주요 재원으로 자리 잡았다. 복권에 대한 인식도 일확천금에서 일상 속 나눔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면 개방 대신 ‘관리 가능한 범위’


로또복권 모바일 판매는 2월 9일부터 상반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복권 판매점을 찾거나 PC를 켜지 않아도 휴대전화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조건은 까다롭다.


구매는 평일에만 가능하다. 1인당 한 회차에서 살 수 있는 금액은 5000원으로 제한된다. 모바일과 PC 온라인 판매를 합친 전체 판매 규모도 지난해 로또 판매액의 5% 이내로 관리된다.


복권위원회가 이처럼 강한 제약을 단 것은 모바일 판매가 오프라인 판매점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결과다.


로또는 주말 매출 비중이 큰 상품이다. 모바일 판매를 전면 허용할 경우 오프라인 수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시범 운영 기간에는 주말을 제외했다. 판매 규모도 일정 수준 이하로 묶었다. 시장 반응을 먼저 살피겠다는 구도다.


복권위는 모바일 판매를 단순한 유통 채널 확대라고 보지 않는다. 제도 전반의 영향과 부작용을 점검하는 실험 단계로 보고 있다. 신규 수요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따져볼 계획이다.


기존 오프라인 수요가 어느 정도 이동하는지도 살필 방침이다. 상반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반기 본격 도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과몰입 우려에도 모바일을 연 배경


사행성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모바일 판매를 허용한 배경에는 통제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깔려 있다. 복권위는 오프라인 판매보다 온라인 판매가 과몰입 관리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구매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여러 판매점을 돌며 반복 구매하는 것을 막기 힘들다. 온라인 구매는 실명 인증과 계좌 연동을 전제로 한다. 개인별 구매 한도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모바일 판매 역시 실명 인증을 거쳐야 한다. 회차당 5000원 한도에 도달하면 추가 구매는 자동으로 차단된다.


복권위는 이 구조가 과도한 구매를 사전에 걸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판매를 전면 차단하기보다는 통제가 가능한 온라인 채널 안으로 수요를 유도하는 편이 관리 측면에서 낫다는 판단이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온라인 사행성 확대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미 2018년부터 PC 기반 온라인 판매가 허용돼 왔다는 이유다. 다만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초기에는 강한 제한을 걸어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이다.


모바일 로또 판매는 전면 개방이 아닌 제한적 허용에서 출발했다. 복권위는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판매점 영향과 과몰입 관리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후 주말 허용이나 구매 한도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은 “이번 제도 개편이 복권 구매 효능감과 편리성 제고를 통해 일상 속 손쉬운 나눔과 기부라는 복권문화 재정립 및 약자복지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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