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의 뚝심·美 네트워크 빛 발하다…효성중공업,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잭팟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2.10 09:22  수정 2026.02.10 09:22

효성중공업, 미국서 7870억원 규모 전력기기 수주

美 진출 한국 전력기기 기업 중 단일기준 역대 최대

'미국통'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한 성과

765㎸ 변압기 생산 기지로 美 시장 1위 입지 굳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23년 4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효성중공업이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전력기기 회사 중 단일 프로젝트는 역대 최대 규모로, '미국통'으로 꼽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뚝심'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0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한국 기업 최초로 765㎸ 초고압변압기, 800㎸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 계약을 미국에서 체결한데 이어, 새해에도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며 미국 765㎸ 시장 내 압도적인 지위를 재확인했다.


효성중공업, 美 765㎸ 초고압변압기 시장 ‘1위’ 입지 굳혀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최근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25%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미국의 주요 전력사업자들은 765㎸ 송전망 구축을 앞다퉈 계획하고 있다. 765㎸ 송전망은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로 보낼 수 있고, 기존 345㎸나 500㎸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했다. 특히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 초고압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미 전력시장에서 제품 신뢰성과 기술력을 증명해왔다.


지난해에도 미국에 765㎸ 초고압변압기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효성중공업은 이번 초대형 수주를 더해 미국 765㎸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아울러 효성중공업은 765㎸ 변압기뿐만 아니라 800㎸ 초고압차단기까지 공급할 수 있는 독보적 라인업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이 단순 기기 제조사를 넘어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본격화되는 미국 765㎸ 송전망 구축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내 유일한 765㎸ 생산 기지…진입장벽 높은 초고압 기술력 선도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 ⓒ효성중공업

765㎸ 초고압변압기는 설계 난이도가 높은 전력기기로, 고전압 절연 기술과 까다로운 시험·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다.


효성중공업은 2001년 미국법인을 설립, 2010년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에 765㎸ 초고압변압기를 수출했다. 지난 2020년부터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변압기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으로, 멤피스 공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효성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765㎸ 변압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창원공장과 동일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기술력을 미국 멤피스 공장에도 적용해 현지 생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또한 구매, 설계, 생산에 이르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창원공장과 동일하게 구축해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인력 개발도 현지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역 내 기술 대학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있으며, 경력개발 및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중간 관리자급 및 임원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통’ 조현준 회장의 ‘승부수’ 통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2024년 10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는 조현준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준 회장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등 미국 에너지∙전력회사 최고 경영층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으면서 효성중공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조현준 회장은 그동안 “AI 및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는 이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산업이 됐다”며 “효성중공업 멤피스 공장과 초고압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전력망 안정화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2020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여러 리스크에 대한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발전에 따른 싱귤래러티 시대를 내다보고 과감하게 인수를 결정했다. 이후 멤피스 공장을 꾸준히 지원, 육성해왔다. 공장 인수부터 현재 진행중인 증설까지 총 3억 달러(약 44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러한 뚝심으로 일궈낸 효성중공업 멤피스 공장은 현지 공급망 주도권의 핵심 기지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증설이 완료되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조현준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과는 수차례 회동하며 깊은 신뢰 관계를 쌓았으며,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 스콧 스트라직 GE 버노바 CEO,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와도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또한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미 정관계 핵심 인사들과도 잇달아 만나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입지를 넓혀왔다.


효성중공업, 2025년 사상 최대 실적 달성
효성중공업이 2023년 스코틀랜드에 공급한 초고압 변압기 ⓒ효성중공업

한편, 효성중공업은 2025년 기준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수주고는 11.9조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 증가했다.


또한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개발한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로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도 핵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국내 기술이 적용된 HVDC를 사용할 경우 전력망 유지보수, 고장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특히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국내 창원공장에 HVDC 변압기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있어, 효성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털 솔루션 제공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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