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日·홍콩에 기부 요청…“각국 미대사들 모금액 경쟁 분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 육군기지에서 병사들에게 연셜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올해 7월4일 건국 25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 행사와 이벤트 개최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해외 공관이 기념행사를 위해 주재국 기업에 거액의 기부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지역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은 현지 기업 임원들에게 건국 기념일 행사를 위한 기부를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건국 250주년 기념식을 “세계 역사상 가장 화려한 생일 파티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안자니 신하 싱가포르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5일 기업 경영자들을 상대로 한 만찬에서 기부를 제안하고, 기념행사로 열릴 로데오 대회와 뉴욕 록펠러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하 대사는 아시아 지역의 다른 미국 대사관이 이미 3700만 달러(약 538억원)를 모금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싱가포르 내 기업들의 경쟁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는 시티은행과 코인베이스, 할리데이비슨, 3M 등 미국 기업 임원 수십 명이 참석했다.
이미 370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전해진 일본 주재 미국대사관은 홋카이도에서 눈꽃 축제를 개최하는 등 70여 개의 건국 250주년 관련 행사를 현지에서 열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도요타와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주요 후원사로 참여했고, 일부 기업은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 글래스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앞서 현지 기업 등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일본에서 열리는 기념행사가 미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가장 성대한 행사가 되도록 하라는 임무를 맡겼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해외 공관이 건국 기념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기부금을 받는 건 오랜 전통이지만 올해는 250주년을 앞두고 규모가 더 커졌다. 과거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한 미 국무부 전직 관료는 “내가 기념행사를 위해 모금한 금액은 최대 20만 달러 정도였다”며 “이번 모금 규모는 과거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테드 오시우스는 “현재 일부 대사들 사이에선 누가 가장 많이 모금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런 모습이 미국의 이미지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건국 250주년 기념일에 백악관에서 종합격투기 경기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