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매물 급감, 월세 급등…‘무주택자 주거안정 종합대책’ 발표
공공주택 2031년까지 13만가구, 바로내집 6500가구 배정
청년·신혼부부, 저소득 중장년층까지 전월세 지원 확대 ‘숨통’
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관련 내용을 담은 ‘무주택 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서울시가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등으로 전월세난이 심화하자 무주택자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금융 지원을 늘리는 등 자체 종합대책을 구축했다.
3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관련 내용을 담은 ‘무주택 시민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올 초 2만3060건에서 1만5779건으로 31.6%나 급감했다. 같은 기준 월세 물량 역시 2만1364건에서 1만4801건으로 30.8% 줄어든 상태다.
시는 정부의 실거주 의무 강화 정책과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단기간 임대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급은 줄어든 반면, 임차 수요는 꾸준히 늘어 미스매치가 심해지고 있단 진단이다.
실거주 중심, 다주택 규제에 전월세 ‘출렁’
수요·공급 ‘미스매치’ 심화…공공주택 공급 2배 이상 늘려
시에 따르면 서울 시민 2명 중 1명 이상(53.4%)은 공공·민간임대주택에서 임차 거주 중이다. 직장·학교 등 이사 수요와 청년층 순유입 등을 고려하면 신규 임차수요는 지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서울 외곽,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은 출렁이고 있다. 전용 84㎡ 아파트 평균 전세 실거래가는 2024년 6억4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 초 들어선 7억4000만원으로 2년 새 15.6%가량 치솟았다.
대출 규제 등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단기간 속도를 내기 어려워진 만큼 서울시는 공공임대·공공분양 등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는 중장기 대책과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공공주택은 2031년까지 13만가구를 공급한단 방침이다. 기존 계획 대비 공급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수준이다. 당초 서울시는 연간 1만가구 공급을 계획했는데, 이날 대책에 따르면 약 2만2000가구로 2배 이상 확대된다.
ⓒ서울시
눈에 띄는 건 ‘바로내집’이다.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형’ 6000가구, 분양가의 20%만 선납하고 향후 20년간 잔금을 상환하는 ‘할부형’ 500가구 등 6500가구 공급이 추진된다.
준공 30년 이상 노후 공공임대 3만3000가구는 고밀개발을 통해 분양 물량을 추가 확보한다. 가양·성산·중계 등 주요 단지에서 9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지원 체계 마련, 즉각 시행 예정
저소득 중장년층, 월세 및 목돈 마련 지원 ‘주거사다리’ 구축
과거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시장 관심이 저조했던 것과 달리, 서울시는 전월세난이 심화하는 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과거 LH가 공급한 토지임대형 주택은 당시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해 결국 일반분양으로 전환했었는데, 그때는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과열된 상황은 아니었다”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매우 위태롭고 요동치고 있다. 전월세도 구하기 힘들다 보니 완전한 소유보다 초기 자금 부담이 적은 이런 형태의 주택에 상당한 선호도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금융지원의 폭도 넓혔다. 장기안심주택 무이자 대출 비율은 기존 보증금의 30%에서 40%로 확대하고 정책 사각지대에 놓였던 중장년층까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만 40~59세 무주택 중장년층의 경우 최대 2억원을 연 3.5% 금리로 최장 4년간 지원한다.
계약갱신요구권 종료로 당장 이주가 시급한 경우, 별도 대출 지원을 신설해 3억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또 공공임대 거주자는 최대 3억원 규모의 장기 대출을 제공하는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지원이 이뤄진다.
중장년 월세 지원도 강화된다.
월 20만원, 12개월간 지원하는 1단계 시범사업을 5000명을 대상으로 추진한 뒤 제도가 안착하면 이들을 대상으로 ‘목돈마련 매칭통장’(2단계)을 운영할 계획이다. 매월 25만원씩 2년간 적금을 꾸준히 납부하면 서울시가 15만원을 추가 적립해 2년 후 1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밖에 공공임대 공실 발생 시 즉시 입주를 지원하는 ‘바로입주제’를 도입, 정비사업 이주 시기 조정 강화 등이 이뤄진다. 기존 2000가구 이상 정비사업장에 적용되던 관리 기준은 10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해 대규모 이주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겠단 복안이다.
서울시가 민간에 이어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천명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시차가 존재해 공급 물량에 대한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지원은 곧장 시행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일부 무주택자의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인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대책은 사실상 서울시 주택정책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그동안 서울시 주택정책은 민간 중심이었고, 공공에 대해선 강하게 시그널을 내지 않았는데, 이번 대책을 통해 하나의 완성된 주택 정책을 가져가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로내집은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업으로 중장기 정책으로 가져갈 부분”이라며 “다만 나머지 금융지원 등은 즉시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무주택 수요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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