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가격 하락 공식 약화…사과·배 ‘버티기’ 반복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2.19 10:28  수정 2026.02.19 11:16

2024년부터 설 뒤 조정폭 축소

배는 재상승, 사과는 고점 유지

제수용 및 선물용 과일을 구입하려는 시민들 모습. ⓒ뉴시

설 직후 조정을 받던 과실류 가격이 최근 들어 좀처럼 꺾이지 않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설 지나면 떨어진다’던 가격 공식이 2024년 이후 흔들리면서, 명절 이후에도 하락폭이 제한되거나 일부 품목은 재상승하고 있다. 올해도 설 이후 가격 불안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MIS 일별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설 연휴 직전·직후 흐름을 비교한 결과, 최근 2년 동안 과실류는 ‘설 전 상승→설 후 조정’ 흐름이 약해진 모습이 뚜렷했다.


설 전 올랐는데 설 후에도 “버티기”…배는 재상승까지


사과(후지·중품 10개)는 2024년 설을 전후로 ‘조정’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설 연휴(2월 9~11일) 직전 2월 6~8일 평균은 2만5268원이었지만, 설 이후(2월 13~15일) 평균은 2만9393원으로 16.33% 높아졌다.


이후 2월 16일, 19~23일, 26일 평균도 2만9374원으로 사실상 같은 수준(-0.07%)을 유지했다. 명절이 끝나도 가격이 내려앉지 않은 셈이다.


2025년에도 사과는 설 이후 뚜렷한 하락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설 연휴(1월 28~30일) 직전 3거래일(1월 22~24일) 평균 2만6661원에서, 설 이후(1월 31일, 2월 3~4일) 평균은 2만9180원으로 9.45% 올랐다. 이후 2월 5~7일, 10~13일 평균은 2만8546원으로 소폭 내려갔지만(-2.17%), 설 직전보다 높은 가격대가 유지됐다.


배(신고·중품 10개)는 2024년에 ‘재상승’이 더 분명했다. 설 직전인 2월 6~8일 평균 3만1670원에서 설 이후(2월 13~15일) 평균 3만7229원으로 17.55% 올랐다. 이후에는 4만0000원으로 다시 7.44% 상승하기도 했다. ‘명절 직후 수요 감소→가격 하락’ 대신, 설 이후에도 가격이 추가로 올라가는 형태다.


2025년 배는 설 이후 급락은 없었다. 설 직전 3거래일(1월 22~24일) 평균 4만7142원, 설 이후 첫 3거래일(1월 31일, 2월 3~4일) 평균 4만9525원으로 5.05% 높아졌고, 이후 7거래일 평균도 4만9532원으로 사실상 같은 수준(0.01%)을 유지했다.


이 흐름을 2022~2023년과 대비하면 변화가 더 뚜렷하다.


사과는 2022년 설 이후(2월 3~7일) 대비 이후인 2월 8~16일 평균이 4.17% 하락했다.


하지만 2023년에도 설 이후(1월 25~27일)에서 이후 1월 30일~2월 7일엔 3.15% 하락하는 등 ‘명절 이후 조정’이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보편 할인만으론 한계”…정밀 정책 전환 필요


정부 할인정책 등으로 설 연휴 기간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결국 연휴가 끝나면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정밀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이슈+ 제46호’에서 설 명절 대비 농축산물 물가안정대책의 효과와 한계를 진단했다.


보고서는 명절 전후 농축산물 가격의 전반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사과·배를 중심으로 명절 전후 가격의 상승·하락 패턴이 바뀌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보고서는 정부 대책이 공급 확대와 대규모 할인 지원 중심으로 강화돼 왔다고 정리했다. 2026년 설 대책의 경우 성수품 공급을 평시 대비 1.7배, 할인 지원을 566억 원 규모로 제시했고, 2024년(590억 원)과 2025년(700억 원)에 이어 지원이 큰 폭으로 이어진 흐름도 함께 정리했다.


농경연은 이런 방식만으로는 품목별 수급 여건과 가구별 체감 부담을 정교하게 반영하기 어렵다고 보고, 정책의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할인 지원을 일괄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은 시기·등급·출하 여건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관리하고, 지원도 취약계층 중심으로 더 선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간과 공공이 함께 수급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대응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는 주문도 포함됐다.


농경연 측은 보고서를 통해 “단기 할인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구조적 수급 불균형과 품질 등급 격차를 고려한 정밀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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