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했던 트럼프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차이
특수부대의 투입?
사면초가 트럼프, 돌격 외에 출구 없다
ⓒ데일리안 그래픽 이미지
26일, 협상의 날, 전쟁의 날
미국과 이란은 26일 제네바에서,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을 제한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할 예정이다. 협상 결렬은 곧 전쟁이다. 즉 26일은 협상의 날이지만, 또한 전쟁의 날이다. 미국은 주변국을 위협하는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을 모두 제한하고 주변 테러 세력 지원도 정리하고 싶다. 그러나 이란의 집권 세력은 양보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1979년 이래 미국과 타협하지 않는 강경한 대외정책이 정권 존립의 근거였기 때문이다.
이란은 처음부터 ▲탄도미사일 사거리 제한은 의제에서 제외한다, ▲주변국 대리 세력 지원도 의제가 아니다, ▲핵만 논의할 수 있되, 핵농축 프로그램도 일시적으로만 제한할 수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의 완전한 즉각 해제가 협상의 전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벌려 한다. 즉 미국의 희망과 이란의 입장은 도저히 양립할 수 없고, 협상은 결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중 비용이론에 의하면, 연말 중간선거의 패배를 의식한 트럼프로서는 그동안의 강경 발언을 현실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청중 비용 이론(Audience Costs Theory)은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피어론이 제창한 국제관계 이론이다. 민주 국가의 지도자가 국제적 이슈에 강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내 정치 특히 선거에서 청중(즉 유권자)이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는 것이다.
자신만만했던 트럼프
지난해 6월 미국은 이란의 산악 지대 지하 핵시설을 폭격했다. B-2 스텔스 폭격기를 투입해 산악 지대 위치한 포르도(Fordow)와 나탄즈(Natanz)의 우라늄 농축 시설과 이스파한의 핵 센터를 폭격했다. 지하 깊이 숨은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거대한 GBU-57을 떨어뜨렸다. 작전 성공으로 트럼프는 자신만만했다. 그리고 지난 연말부터 계산했을 것이다.
“2026년 1월 초 베네수엘라 공격해 마두로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어, 그러니 이란 근해에 항공모함 전단 2개쯤 전개하고 협박하면 이란 수뇌부도 굴복하고 협상 타결되지 않겠나. 만일 끝까지 버티면 크루즈 미사일 수십 발 날려서 테헤란 통신망 자르고, 이란 수뇌부 통째로 날려 버리지!”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차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전혀 다르다. 베네수엘라 주변에는 산유국이 없지만, 이란은 주변국이 모두 산유국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경제를 협박할 포인트가 없지만, 이란은 중동 산유국의 석유를 수송하는 목젖(호르무즈 해협)을 쥐고 있다. 마두로와 베네수엘라 국민은 석유 대금으로 펑펑 쓰는 데 익숙하지만, 이란 지도부와 국민은 오랜 경제 제재에 만성이 돼서 궁핍에 익숙하다. 마지막으로 가톨릭 신자인 베네수엘라 국민은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이슬람을 신봉하는 이란 국민은 전사를 순교로 신성시한다.
군사적으로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은 비교할 수조차 없다. 우선 베네수엘라는 대통령 경호조차 쿠바에 맡길 정도로 취약하지만, 이란은 군사 대국이다. 수십만 공화국 수비대에 탄도미사일로 중무장했다. 미국 특수부대의 공격 여건도 전혀 다르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는 해안에서 15㎞로 매우 가까워 바다에 정박한 해군 함정에서 헬기로 특수부대를 투입하기 쉽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해안에서 최소 1100㎞로 무척 멀어 작전이 쉽지 않다. 빈 라덴 사살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잘랄라바드(Jalalabad) 기지에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Abbottabad) 은신처까지의 거리는 160km, 왕복 320km였는데도, 공중급유를 받았다. 테헤란은 왕복 2200km, 회피 기동을 포함하면 항속거리는 4000km를 훌쩍 넘는다. 공중급유를 두 번 세 번 해야 할 수도 있다.
특수부대의 투입?
사막의 모래 폭풍은 최악의 변수다. 실제 1980년 4월 테헤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구출 작전에 투입된 미군 헬기가 사막의 폭풍으로 시계 제로가 됐다. 결국 불시착했다가 다시 이륙할 때 공중급유기와 충돌해 폭발했다. 헬기 8대에 공중급유기까지 동원한 작전이 실패하고, 카터 대통령은 재선에도 실패했다. 그러니 이란은 뻣뻣하다. 오히려 페르시아만에서 러시아와 연합 훈련을 하면서 조롱한다.
“들어오려면 들어와 봐. 대신 우리는 탄도미사일로 중동 산유국 초토화하고, 호르무즈 해협 묶을 거야. 원윳값 배럴당 130, 140달러 올라가면 미국 물가도 폭등하지? 지금도 트럼프 너 지지율 40% 미만인데, 물가 더 오르면 어떻게 될까? 연말 중간선거 참패하고 탄핵당할 각오해.”
사면초가 트럼프, 돌격 외에 출구 없다
트럼프의 결단을 재촉하는 대형 사건도 터졌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의 상호 관세를 위법이라 판결했기 때문이다. 폼생폼사 트럼프에게는 치명적이다. 뮌헨 안보회의에서는 유럽 동맹들이 일제히 미국을 비판하고 트럼프를 몰아세웠다. 국내 지지여론도 40% 미만으로 크게 떨어졌다. 외교 정책과 물가 정책 반대는 60%를 훌쩍 넘어섰다. 트럼프는 체면을 세울 극적인 전환점이 필요하다. 이란을 타격할 수밖에 없다. 다른 출구 전략 없다. 베네수엘라 같은 은밀하고 깔끔하며 미군 희생 없는 작전은 불가능하다. 화력 시범밖에 없다.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과 F-35 스텔스기의 족집게 폭격밖에는 대안이 없다.
미국은 이란 근해에 2개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하고 주변국에 흩어진 미 공군기지의 전투기를 점검하고 있다. 지상 기지 전투기와 함재기를 합하면 이란 전쟁에 투입을 기다리는 전투기는 450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미군 공군기지에 F-35 18대가 관측된 것으로 미루어 100대 가까운 F-35가 대기 중이다. 함정은 항공모함 2척을 비롯해 18척인데, 이 숫자에는 핵 추진 잠수함이 빠져있다. 잠수함 1척의 핵탄두 미사일 무장이 어지간한 국가의 핵무장 전체와 맞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일에 가린 잠수함 전력이 게임체인저라고도 할 수 있다. 총병력은 4만 가량이다.
이란 공격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D-Day는 26일 협상이 결렬되는 시점, 한국시간으로는 26일 밤 늦어도 27일 새벽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초전 박살 외에 다른 출구가 없다.
ⓒ
글/ 김구철 금강대 연구교수·전 TV조선 선거방송기획단 단장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