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산하기관 부산 이전 압박…노조 “협의하겠다더니 당사자 배제”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2.24 16:39  수정 2026.02.24 16:39

산하기관 노조, 부산 이전 관련 성명

“당사자 협의 없이 사측에 압박만”

“노조 포함한 TF 만들어 논의해야”

해수부 ‘노조와 협의하겠다’만 반복

해양수산부가 세종에서 부산 동구 IM빌딩(본관)·협성타워(별관) 임시청사로 단계적 이전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이사업체 관계자들이 첫 이삿짐을 부산 본관 건물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해양수산부가 산하기관 부산 이전을 압박하면서 해당 기관 노조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의장 송명섭, 이하 전해노련)은 24일 공동성명서와 보도자료를 통해 해수부가 산하기관 부산 이전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해노련은 “해수부는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부산 이전 계획과 관련한 자료 제출, 보완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해수부 압박이 각 기관에 전가돼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전재수 전(前) 해수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면담 당시 “충분히 사전에 완벽히 준비시키고 로드맵 발표 전에 반드시 기관별 위원장과 다시 자리를 만들어 협의하겠다고 한 바 있다”며 “전 장관 사임 이후 노조와는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고 했다.


송명섭 전해노련 의장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해수부는 현재 6개 산하기관 사측 담당자들을 모아놓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전을 완료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장은 “우리가 부산으로 안 가겠다는 게 아니다. 대통령 정책에 협조할 생각인데, 그러면 우리가 당사자인 만큼 우리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것”이라며 “우리와 협의 없이 3월에 로드맵을 발표해버리면 우리는 뭐가 되나”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기관 1차 지방 이전 때 가족과 함께 가지 않고 근로자 혼자 왔다 갔다 하는 일들이 있었고, 그래서 통근 버스를 운영했는데 최근 대통령께서 버스도 못 다니게 막지 않았냐”라며 “우리는 이런 문제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대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송 의장은 해수부가 부산 이전을 압박하면서 지자체(부산시) 협조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전하는 직원 정주 여건 문제는 부산시 지원이 필수인데, 해수부가 강제 이전시키면 부산시가 굳이 협조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전 비용 문제도 거론했다. 송 의장은 “해수부와 우리 산하기관이 함께 부산으로 가서 직접 해양수도 시대를 열자고 하면 우리도 조합원들을 설득할 재료가 필요한 데, 이렇게 무조건 내년에 가라고 하면 조합원 설득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전 비용으로 막대한 빚을 기관들이 떠안게 되는데, 이걸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며 앞으로 수십 년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데 당사자와 협의도 없이 3월에 (로드맵을) 발표해버리면 우리는 뭐가 되냐”라고 분개했다. 참고로 산하기관은 정부 부처와 달리 이전 비용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송 의장은 이러한 이유로 이전 관련 논의를 지방선거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수부가 로드맵을 굳이 3월에 발표하려는 이유가 선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며 “지방선거 이후에 발표한다고 북극항로가 뒤집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송 의장은 “무엇보다 부산에 내려가야 하는 건 바로 우리인데 왜 직원들 운명을 해수부가 압박하냐”며 “부산 이전 문제는 관련 TF를 만들고, 노조도 TF에 포함해 달라는 게 우리 요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노조에서 요구하는 지원 수준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지금은 관계 기관 등과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에 있고, 앞으로 지원 방안 윤곽이 나오면 노조와도 수시로 만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 산하기관 가운데 해양환경공단(서울), 한국어촌어항공단(서울),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서울),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세종) 등은 현재 본사 부산 이전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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