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사태에도 제 식구 감싸기?…강선우 체포안, '반대표' 속출 이유는 [정국 기상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2.25 04:00  수정 2026.02.25 04:00

姜 체포동의안 가결…찬성 '164명'

與 등 돌렸지만…87명 체포 반대 추측

野 "사법시스템 우습게 봐…한심하다"

가결 분위기 속 '동정표' 몰렸다는 분석

'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마친 뒤 국회 본청을 떠나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헌금 1억 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탈당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출신 재선 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여당도 등을 돌렸다는 평가다. 체포 반대 87표가 여당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다만 가결을 염두에 둔 동정표가 생각보다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열어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적 296명 중 263명 출석에 찬성 164명, 반대 87명, 기권 3명, 무효 9명으로 가결됐다.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며,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162석)의 의중이 핵심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강 의원이 무소속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당론을 채택하지 않은 채 의원 개별 판단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그 결과, 민주당 내 다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다만 반대표가 87표나 된다는 점에선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것은 국민의힘(107석)과 조국혁신당(12석)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공천 뇌물 특검'을 거부한다며 비판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혁신당 역시 "돈 공천이라는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찬성 표결 권고'를 당론으로 정했다.


두 정당이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가정하면, 사실상 체포 반대 87표는 여당에서 상당수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반대표뿐 아니라 기권과 무효가 12표가 나왔다는 점에서 총 99명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그동안 자당 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여러 차례 부결시킨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것은 강 의원을 포함해 4번째다. 권성동·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각각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방해 의혹으로 체포동의안이 넘어왔고, 국민의힘이 표결을 거부한 상황 속에서 범여권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면 지난 2024년 총선 경선 여론조작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영대 전 민주당 의원의 경우엔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당시 표결 결과 총투표수 295표 중 찬성 93표, 반대 197표, 기권 5표로 집계됐는데, 국민의힘 일부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관측됐다. 민주당에선 "검찰의 행태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기에도 좀 납득이 안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신 전 의원은 지난 1월 당선무효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외에도 21대 국회에선 6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동의안 표결에 부쳐진 노웅래 전 의원 역시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이유로 부결됐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1억원의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 자신의 체포동의안 신상 발언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의원의 경우,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비판 고리가 끊겼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87표가 발생한 것에 야당에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 관련 '게이트'를 최초 폭로했던 '저격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105표 정도, 혁신당은 12표 정도 되는데 당론을 찬성으로 정했다"며 "적어도 민주당에서 87표 정도가 부결로 나온 것인데, 정말 한심하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아주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헌금 의혹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는 점에서 당내 일부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은 지난해 12월 김병기·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사태로 궁지에 몰렸고, 결국 논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1월 1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탈당계를 제출한 강 의원은 제명을, 김 의원에 대해선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신속한 징계 심판 결정을 요청했다. 이같은 당의 조치에 강 의원의 체포동의안 역시 반대표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실상 80명이 넘게 반대표를 던지자 당내 일부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주면 반환하고, 주면 또 반환했다"며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억 2200만원을 반환했는데, 그런 제가 1억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1억원은 제 정치 생명이나 인생을 걸 어떤 가치도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발언이 끝난 이후엔 일부 여당 의원들과 악수하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반대표를 끌어내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일부에선 신상발언 등 호소가 표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동지애'를 강조하는 당내에선 강 의원에 대해서도 소위 옛정이 남아 있는 만큼, 가결에 무게가 실린 상황 속에서 반대표로 응원을 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일부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생각보다 동정표를 던진 의원이 다수였다는 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 분위기 자체는 가결이 확실하게 맞지만, 강 의원에 대한 옛정 차원에서 이런(반대표) 형식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부 있던 것 같다"면서도 "생각보다 그 분위기가 컸던 것 같고, 이러한 결과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강 의원에 대한 구속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서울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데, 시기는 다음 달 초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고리로 '공천뇌물'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행보로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당장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공천뇌물로 유죄가 선고된 경우 피선거권을 20년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천뇌물 근절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며 "이젠 정치권이 공천뇌물을 뿌리 뽑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확실한 길은 지방의회 공천권을 없애는 것이지만 국회의원 중엔 동의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며 "차선책으로 공천뇌물 정치인을 사실상 영구 퇴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국 기상대'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