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 속 월세 선호…정부 정책 및 대출규제 등 영향
대학가 원룸 월세 62.2만원 달해…성대 인근, 73.8만원 ‘최고’
비아파트 공급도 축소…청년 무주택자 주거비 부담 가중
서울 성균관대 인근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 정보.ⓒ뉴시스
서울 대학가 인근의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월세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를 비롯한 임대사업자까지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청년들이 주로 거주하는 대학가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다방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주요 대학 인근 원룸(전용 33㎡ 이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6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60만9000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2.0% 올랐다.
월세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은 성균관대 인근으로 지난해 62만5000원에서 올 1월 73만8000원으로 18.1% 대폭 상승했다. 이어 한양대 인근(57만7000→64만2000원)이 11.3%로 그 뒤를 이었고 고려대 인근(60만4000→66만3000원) 9.8%, 연세대 인근(64만3000→68만3000원) 6.2%, 서울대 인근(48만→48만9000원) 1.9% 등의 순이었다.
관리비도 오름세다. 지난달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원룸 평균 관리비는 8만2000원으로 1년 전 7만8000원보다 5.1%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중앙대 인근 원룸 관리비가 지난해 8만4000원에서 올해 10만2000원으로 21.4% 가장 많이 뛰었다. 이어 성균관대 인근(5만9000→6만7000원) 13.6%, 한국외대 인근(7만8000→8만5000원) 9.0%, 경희대 인근(7만8000→8만3000원) 6.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빌라 월세 및 관리비가 오름세를 나타내는 데는 보증금 미반환 등 전세사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월세 선호가 뚜렷해진 탓이다. 여기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까지 더해지면서 월세화는 더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막혔고 9·7 대책으로 주택임대사업자 대출도 금지됐다.
ⓒ데일리안 DB
실제 지난해 서울시 연립·다세대 임대차 거래량은 13만834건으로 1년 전(13만9806건) 대비 6.4% 줄었다. 이 중 전세는 17.3% 하락한 5만2393건인 반면 월세는 2.6% 늘어난 7만8442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60.0% 수준이다.
정책자금 전세대출 한도 역시 축소됐으며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하향 조정됐다. 앞으로 정부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할 경우, 무주택 청년 주거비 부담은 더 가중될 우려가 크다.
다방 관계자는 “2024년 8월 이후 지속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가 지난해 7월 소폭 하락세를 기록한 뒤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반적인 월세 강세 기조가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선 이들 수요가 주로 택하는 비아파트 공급이 늘어나야 하지만 시장 침체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비아파트는 1년 전보다 23.7% 줄어든 5000여 가구에 그쳤다.
정부가 9·7 공급대책을 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7만 가구, 오는 2030년까지 14만 가구의 신축 매입임대 착공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청년층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데는 물리적인 시간 차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주거비 부담이 워낙 커져서 부모들이 이제 자녀가 ‘인서울’ 했다고 마냥 좋아할 수 없게 됐다”며 “방 값에 가만히 숨만 쉬어도 돈 100만원은 그냥 나간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 입장에서도 세입자 들이기가 까다로워진 전세보다 월세로 돌리고 관리비를 올리는 게 더 낫다는 인식이 확대되다 보니 무주택자 등골만 휘는 것”이라며 “대학생들이 자금에 맞춰서 방을 구하려면 학교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미칠 부작용 등을 고루 살펴야 하는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무조건 압박하게 되면 민간 임대 공급은 더 줄고 임차인 주거비 부담은 더 불어날 수 밖에 없다”며 “당장 공공에서 이들 수요를 흡수할 임대 물량을 대거 쏟아내지 않은 이상 가파른 월세화에 따른 청년층 주거 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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