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의자에게 억대 뇌물 받은 前 경찰 간부…징역 6년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3.03 16:43  수정 2026.03.03 16:44

실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780만원 넘는 초과근무 수당 챙기기도

재판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유흥 즐기고 금품 수수…죄책 무거워"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연합뉴스

도박과 코인(가상화폐) 사기 관련 피의자들에게 수사 중인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처럼 속여서 억대의 뇌물을 받은 전직 경찰 간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1부(김희수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혐의를 받는 40대 전직 경찰 간부 A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서울경찰청과 산하 경찰서에 근무하면서 한 법무법인 사무장 B씨를 통해 알게 된 수사 대상자들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비롯해 유흥대금 7000만원 등 약 1억2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 피의자를 A씨에게 연결해 뇌물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아온 사무장 B씨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에게 뇌물과 유흥대금 등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C씨 등 2명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A씨는 2023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총 80회에 걸쳐 실제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초과근무로 제시해 초과근무 수당 788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계좌 추적과 통화 내용 분석, 압수수색 등을 통해 A씨의 금품 수수 경위, 가담자들의 각 역할 등 범행 전반을 밝혀냈다.


재판부는 "간부급 경찰 공무원 A씨가 자신의 '권한'을 '권력'으로 생각하면서 법무법인 사무장을 통해 수사의 대상인 사람들과 어울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유흥을 즐기거나 금품을 수수했다"며 "이런 범행은 경찰공무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공정성·적정성,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그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A씨는 동원명령서에 근무 위치나 근무 내용을 허위로 기재해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는 방법으로 재물을 편취했고, 그 횟수나 액수가 적지 않다"며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 등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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