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다양해도 본질 같아"…'브리저튼4' 한국계 배우 하예린이 표현한 '사랑' [D:현장]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3.04 15:11  수정 2026.03.04 15:14

"동양인 대표 갈 길 멀어…변화 이끌어야 한다면 기꺼이 감당하겠다."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 하예린이 '브리저튼' 시즌4를 이끈 소감을 밝혔다. 부담보다는 '브리저튼' 시리만의 강점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브리저튼4'는 결혼에 무심한 자유로운 영혼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 분)이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은빛 드레스의 여인'과 현실의 하녀 소피 백(하예린 분) 사이에서 사랑과 정체성, 계급의 경계를 넘나드는 로맨스 드라마다.


넷플릭스 시리즈 '서바이버스', 드라마 '헤일로'에서 활약하며 주목받은 한국계 배우 하예린이 소피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4'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하예린은 "한국에서도 많이 본 순위 1위를 기록했다고 들었다. 해외 시리즈물이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 쉽지 않다고 하던데,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한국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브리저튼4'는 한국은 물론, 글로벌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예린은 오디션에 임하며 제작진과 소통할 때까지만 해도 인기 시리즈에 출연하게 될 줄 몰랐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오디션 과정에 대해 "해외에서는 (연기하는) 장면을 찍어 보내는 것이 기본이다. 장을 보고 있는데, 에이전시에서 '브리저튼' 시리즈를 아냐고 하더라. 에피소드4 일부 장면을 촬영해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루 만에 익혀서 영상으로 찍었다"고 설명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 당연히 답이 안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후 줌으로 미팅을 하자는 연락을 받고, 감독님-디렉터와 줌으로 만났다. 강남역에 엄마와 있을 때 '브리저튼4'의 주인공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함께 눈물을 흘리고 소리를 질렀다"라고 합격 순간을 돌아봤다.


상대 배우 루크 톰슨과는 '자연스럽게' 케미를 쌓아갔다. "루크 톰슨과는 억지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됐다. 최대한 시간의 흐름대로 찍었다. 루크 톰슨과 점점 알아가며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단 3회 중요한 장면을 먼저 찍었다. 그때 대화를 하며 서로를 많이 알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 다음 시즌 하예린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동양인 배우로 인기 시리즈에 합류했지만, 그 과정이 힘들진 않았다. 하예린은 "모두가 잘해주고 친하다. 이미 시즌3까지 방영된 시리즈물에 새 캐릭터로 합류하면 방해가 될지 않을지도 고민했다. 그런데 오히려 새 흐름이 필요했다고 여기신 것 같다. 반갑게 대해주셨다. 7년 동안 활동을 했는데, 가장 잘 대해준 현장 중 하나였다. 다양성을 존중해 준 현장이었다"라고 말했다.


'다양성'은 추구하되, 본질은 '보편적'인 감정이었다. 이에 대해 "'브리저튼' 시리즈는 19세기가 배경이지만, 그럼에도 현대적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인간의 감정,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 중심이라고 생각해 이를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보편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대적 배경을 오늘날 모습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여긴다. 누구나 자신이 꿈꾸던 사랑 이야기, 환상을 투영해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 점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인종, 성적 취향이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노출 장면에 대해선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화면 속 여성의 노출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측면이 있다. 어느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미의 기준이 조금 더 엄격한 것 같다. 나 역시도 한국에서 자라면서 나 자신,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정한 방향으로 흘러가 있기도 했었다"고 말한 하예린은 "그러나 작업을 하면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 분과 함께 했는데 여배우들이 수위 높은 장면을 찍을 때 꼭 필요한 역할을 해주셨다. 수위 높은 장면들이 안무인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런 점이 이 같은 장면을 찍을 때 필요한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할머니인 배우 손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할머니의 조언은 따로 없었다"면서도 "할머니는 다 보셨다.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후배들과 함께 보신 것 같더라. 눈이 좋지는 않으신데, TV 가까이서 보시면서 '자랑스럽다. 대견하다'고 해주셨는데 감사했다. 오늘 아침엔 노출 장면은 좀 민망했다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하예린은 "할리우드에서 동양인을 대표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도 "그런데 변화가 필요한 곳에서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어 감사하다. 나 이후 오게 될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 책임을 기쁘게 감당하겠다. 이번 작품을 통해 리더십을 배웠다. 주변사람들을 챙기고, 주인공으로서 보여줘야 할 리더십을 배웠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업계라고 여긴다. 그런 관계들이 잘 이뤄지는 환경이 잘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환경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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