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중금리대출 3분의 1 '뚝'…총량 규제에 막힌 서민들 [금융규제 역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3.05 07:11  수정 2026.03.05 07:11

새마을금고, 지난해 4분기 중금리대출 410억…전년 대비 206억 ↓

신협도 같은 기간 중금리대출 187억 감소…취급건수도 25.5% ↓

"가계대출 규제·금리 인상 기조에 감소…추세 바뀌긴 어려울 듯"

"정부 정책 엇박자 나타나…인센티브 부여·한도 우대 등 정책 필요"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한 시민이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상호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가 1년 새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지원 확대를 내세운 정책 기조와 달리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건전성 관리 부담이 겹치면서 오히려 서민금융 공급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4분기 민간 중금리대출(사잇돌 제외) 취급액은 410억9100만원으로, 전년 동기(617억7100만원) 대비 33.5%(20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취급 건수도 3006건에서 2125건으로 급감했다.


신협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4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442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187억6000만원) 줄었고, 취급 건수도 3373건에서 2513건으로 25.5% 감소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차주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으로, 은행권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의 제도권 금융 접근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상호금융권의 대출 운용은 한층 보수적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중금리대출 공급이 더욱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총량이 제한되자 금융기관들이 보다 안정적인 담보대출이나 고신용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정책 기조와 시장 금리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금리대출 취급이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 차원의 정책자금대출 등 저신용자를 위한 금융상품과 지원이 확대되면서 민간 중금리대출 수요가 일부 분산된 측면이 있다"며 "또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전반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금리 인상 기조가 형성되면서 저신용자들의 신용대출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 일부는 금리 상한을 초과해 기존 중금리대출 실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민간중금리대출 감소 추세가 쉽게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정책과 시장 환경의 영향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서민금융을 담당해온 상호금융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저신용자 지원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엇박자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다.


정부의 중금리대출 확대 요구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금융기관의 보수적 영업 기조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한편으로는 중금리 대출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계대출 총량을 묶는 정책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기관으로서는 한정된 파이 안에서 가장 안전한 담보 대출이나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실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중저신용자가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금융 절벽'과 불법사금융으로의 풍선효과가 심화될 수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한 대출 확대 압박이 아닌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공급에 나설 수 있는 정교한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며 "서민 대상 중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총량 규제상 예외를 두거나 한도를 우대하고, 보증 확대를 통해 리스크를 분담하는 등 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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