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도보행진 강행에
윤상현 등 당내 의원들 비판 쏟아져
여론 의식했나…행진 취소 후 의총 개최로
"절박성도 국민 공감도 얻지 못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민의힘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에서 출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냉담한 여론과 당내 비판에 직면했던 청와대 도보행진을 강행하려다 당 내부가 들썩이자 이를 급히 취소했다. 일각에서는 사법 3법 항의 행진이 '윤어게인' 집회로 변질됐다는 비판 속에 회의적인 기류가 확산되자 당내 반발을 수습하기 위해 서둘러 일정을 철회했단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4일 오후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삼권분립·헌정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의원들의 의지를 보여야 할 때"라며 국회에서 청와대까지의 도보행진 일정을 공지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행진은 미래 세대들과 같이 진행된다. 개별 일정을 조정하여 내일 일정에 전원 참석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느냐"라며 "장동혁 대표가 향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투쟁 방향을 결정하도록 말씀한만큼, 원내지도부에서 이같은 부분들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냉담한 반응부터 터졌다.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서 지난 행진 당시 일부 강성 유튜버 등이 참여하면서 당의 메시지가 흐려졌다는 지적을 언급하며 '윤어게인' 집회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행진 역시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다시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의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고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어게인 세력이 동행하는 집회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불이익이 될 것 같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많은 의원들이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내일 행사에서 질서가 어떻게 이뤄지고, 메시지 관리는 어떻게 해나갈지 등 이런 부분에서 사전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윤어게인 집회라는) 이런 비판이 다시 나올 수 있겠다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예정됐던 임시국무회의
소집 빌미로 일정 취소 의구심
그러나 불과 몇 시간 후 원내지도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오전 10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해 사법악법 안건 처리에 나선다는 이유로 같은 날 오후 의원총회와 청와대 도보행진 일정을 취소하고 오전 '사법파괴 3대 악법' 거부권 행사 촉구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고 정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당내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일정 취소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무회의 통과되는 것은 뻔한 일이었는데 여론을 의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원들의 참석률이 지난 3일 열렸던 도보행진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다. 통제가 어려운 '윤어게인' 세력이 다시 행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과 함께한다는 모습이 비칠 경우 비판적 여론이 재차 형성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일부 의원들은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법개혁을 반대하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국민들 입장에서 호응할 수 없는 이유는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며 "지난 1일 사법개혁에 항의한다고 필리버스터를 했는데, 중간에 TK(대구·경북) 행정통합법 때문에 이를 중단하지 않았느냐. 사법개혁3법이 악법이라고 필리버스터를 하려면 끝까지 했어야 하지 않느냐. 필버는 중단하면 행진은 하겠다하니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도부가 (도보행진 때) 윤어게인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 시각에서 볼 때 국민의힘이 윤어게인으로 보이는 데 말렸어야 했다. 이런 상태에서 여기에 참여했던 의원들은 기분이 좋겠느냐"라며 "절박성도, 국민 공감도 얻을 수 없고, 이런 상황에서 전국을 순회해봤자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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