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캠에서 친모 영아 반복 학대 정황 포착
친부, 학대인지 인지 못했단 취지로 주장
방임죄, 아내 범행 '인지 여부' 입증 관건
법조계 "아동 사망한 만큼 가중처벌 예상"
그것이 알고싶다 ⓒSBS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생후 4개월 영아 해든이(가명) 사망 사건이 재조명 되며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아동학대 장면이 담긴 홈캠 영상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후 온라인 상으로 가해자 부부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친모 양모씨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친부 서모씨는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로, 오는 26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영아를 죽음에 이르게 한 친모의 처벌 수위 뿐 아니라 친부의 아동학대 방임 혐의 인정 여부가 주목된다.
법조계는 아내의 아동학대 행위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 친부가 어느 정도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입증하는 것이 판결에 관건이 될 것을 봤다. 아동학대 방임죄가 인정될 경우 피해 아동이 사망한 만큼 가중처벌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22일 전남 여수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후 12시30분경 여수소방서는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않는다"는 친모의 신고를 접수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가 물에 빠졌단 취지의 신고였으나 병원 이송 후 의료진은 신체 곳곳에서 멍과 골절 흔적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수술 과정에서 복강 내 약 500cc의 출혈과 갈비뼈 등 23곳의 골절, 뇌출혈을 확인했다. 아이는 두 차례 수술에도 입원 나흘 만에 숨졌다. 출생 133일 만에 사망한 것이다. 부검 결과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판정됐다.
경찰은 신고 이튿날 친모를 아동학대 차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친모는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물에 빠진 건 익사 사고이며 멍 자국은 구조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는 낙상 때문이라고도 했다. 친부는 홈캠 영상 일부를 제출하며 아내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런데 검찰이 확보한 홈캠에서는 이들의 주장과 상반된 장면이 포착됐다. 학대 정황과 함께 "제발 좀 죽어라", "죽여버릴 거야"라고 외치는 친모의 육성도 담겼다.
검찰이 추가로 확보한 4800여개 분량의 다른 방 홈캠 영상에선 친모가 아이를 거꾸로 들거나 얼굴을 발로 밟는 모습, 베개로 얼굴을 덮는 모습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온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친모를 아동학대 치사에서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변경해 구속기소 했다. 친부는 아동학대 방임 혐의를 들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편. ⓒSBS
조사 초기 친모는 학대 사실을 부인했고, 친부는 학대를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홈캠 영상을 제시 받은 뒤 친모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친부는 학대인지 인지하지 못했단 취지로 입장을 일부 바꿨다.
일각에선 학대를 한 친모 만큼이나 이를 방임한 친부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측은 "친부는 아기가 학대 당하는 모습을 다 보고 있었으면서도 일체 말리지 않고 연년생 첫 애를 안고 나가는 회피, 묵인, 동조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사도 재판 과정에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피해자를 보호했다면 아이가 숨지지 않을 수 있었다"며 "친부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그는 아기가 숨진 당일에도 성매매를 하러 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는 아동학대 방임이 성립되기 위해선 학대 정황이나 위독 징후를 알았거나 적어도 예견할 수 있었는지 등 친부가 범행을 인지 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
또 신고·분리·진료 등 필요한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았는지, 행위를 방치했는 여부도 쟁점이라고 짚었다. 만일 친부의 아동학대 방임 혐의가 인정된다면 실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홍시우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아동복지법은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한다"며 "판례는 방임을 단순한 양육 미숙으로 보지 않고, 유기 또는 신체·정서적 학대에 준하는 수준으로 기본적 여건·지원을 차단하는 정도에 이르는 경우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선 친부가 반복되는 위험 신호를 인지했는지, 위독한 상황에서 즉시 의료조치 등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할 현실적 가능성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라며 "법원이 이를 엄격하게 인정할수록 양형은 무겁게 형성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아동학대 방임은 아동학대 살해에 중하는 심각한 범죄란 지적과 함께 피해 아동의 사망으로 인해 가중 처벌이 예상된단 분석도 나왔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아동학대 살해죄의 경우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중형"이라며 "이를 방임하는 것은 사실상 아동학대 살해죄를 저지른 것과 같은 비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서 역시 매우 중한 처벌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아동학대 방임에 대한 처벌은 아동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가 있는 친부가 아동학대 살해죄를 저지른 친모의 행위를 얼마만큼 용인했는지, 이를 말리거나 혹은 저지했는지, 아니면 오히려 그러한 행위를 방치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실상 아동학대 행위를 부추겼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에 따르면 해든이 사건의 경우 친부가 이러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일반적인 아동학대방임은 아동복지법 제7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는데 아동이 사망한 경우 방임죄도 가중처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안에서는 방임의 정도인데 단순히 학대 사실만 인지하고 방치했는지 아니면 아동의 신체가 손상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했는지가 핵심"이라며 "후자인 경우 실형은 피할 수 없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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