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고환율에도 '달러 쇼핑'…"안전이 최우선" 흐름에 뭉칫돈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3.09 15:47  수정 2026.03.09 15:56

확전 양상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

유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

"지금이 적기" 달러 비축 움직임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융시장 혼란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동 위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국내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일주일 새 3억 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 선을 위협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 하락에 대비한 방어 수단으로 달러 비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6일 기준 661억2493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기준 658억4336만 달러에서 일주일 새 3억 달러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들 은행의 달러 예금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의 환율 방어 대책과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비중 축소, 그리고 은행권의 달러 예금 금리 인하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다.


그러나 최근 중동 사태에 따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우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에 달했다.


이날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모즈타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반미 성향의 인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맞물리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원화 가치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98.6원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급등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경 전장 대비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안개가 끼었다.


유가 상승으로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미 국채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으며, 이는 달러화 가치를 더욱 견고하게 지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달러 강세 기조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달러 확보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투기적 수요를 넘어선 구조적 흐름이라고 진단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린다"며 "특히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고 변동성이 커지는 등 원화 자산의 가치도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유가와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일각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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