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 KDI 원장 “경기부양용 재정정책 조심해야…중동사태 영향 지켜봐야”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3.10 15:15  수정 2026.03.10 15:16

KDI 개원 55주년 기념 기자단간담회

AI시대 속 창조형 인적자본 형성 강조

전국민 아이디어 등록제 방안으로 제시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KDI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10일 “경기부양만을 위한 재정정책은 조심스럽다고”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장기성장률 회복을 위한 이행기간 동안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어 진통 완화적 측면에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중동사태가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원장은 이날 KDI 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경기 부양만을 위한 재정정책은 최대한 조심해야 하는데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재정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한 재정정책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사태가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2.0% 성장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중동 전쟁이 얼마나 더 확산할지, 장기화할지 등 많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예단하기 어렵고, 계속해서 중동사태 진전에 따라 팔로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그런 와중에 경제 충격이 확대해 취약계층 민생부담 크게 늘어난다면 재정이 일정 부분 역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 어떻게 진전되는지 면밀히 보면서 종합적으로 이 이슈는 굉장히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중동 상황을 언급하며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존 예산을 최대한 쓰고, 필요하다면 적극 검토하겠다. 기존에 있는 예산 갖고는 아마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5년의 1% 하락의 법칙을 경제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하고, 정권의 성격과 무관하게 장기성장률이 매 정권마다 1%p씩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5년의 1% 하락의 법칙에 따른 경제력 약화는 저결혼·저출산으로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5년의 1% 하락의 법칙에 따른 30년간의 성장 추락의 결과 성장 추락을 막지 못하면, 2030년에는 미국발 관세와 중국의 기술 부상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피크코리아(성장추락) 원인으로 인적자본 축적 정체와 그에 따른 기술 정체, 모방형 인적자본 축적을 지목했다.


인적자본은 모방형과 창조형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모방형 인적자본은 기존 지식이나 기술의 모방을 통해 익힌 것이며 창조형 인적자본은 새로운 지식·기술·아이디어를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인적자본이다. 한국의 경우 1960~1980년대 모방형 인적자본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최근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모방형 지식노동이 무용지물화되고 있다.


김 원장은 “모방형 교육을 통해 모방형 인전자본에만 잘못 투자하고 모방형 경제체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혁신적 기술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피크코리아를 벗어나기 위해 국가 성장동력을 창조형 인적자본(창의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원장은 “많은 기업들이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기술화·상품화해야 기업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간 성장추락에 대응해 정권 상관없이 진통제 격인 총수요부양책만 과도하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정권도 5년의 1% 하락의 법칙에 따른 장기성장률 하락을 저지하기 못했다”고 덧붙였다.


국가적 혁신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재산권 보장 제도, 창조적 아이디어에 대한 재정제도, 창의력을 키워주는 교육제도 도입 등을 필수요소로 지목하며 ‘전국민 아이디어 등록제’를 강조했다.


김 원장은 “AI의 급속한 발전 속에 어느 국가나 기업이나 안이한 대응으로는 생존자체가 위협당할 수 있다”며 “국가 생존을 위해 무엇보다도 혁신을 리드하는 창의적·혁신적 정부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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