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손맛 기록하는 한식진흥원…충북 음식문화 조사 공개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3.11 09:38  수정 2026.03.11 09:38

고령화·지역소멸 속 내림음식 체계적 기록

산버섯찌개·팥잎장에 담긴 생활 지혜 조명

충북 괴산의 산버섯찌개. ⓒ한식진흥원

한식진흥원이 지역 식문화 보전과 전승, 음식관광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해 2023년부터 추진 중인 '지역음식 기록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4회 차를 맞은 이 사업은 급격한 고령화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어르신들의 기억에만 남은 지역 음식과 손맛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식진흥원은 지역에서 음식을 이어온 전승자를 직접 찾아 삶과 음식의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 조사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


기록 대상에는 구술자의 생애사와 음식 전승 과정, 조리법 변화뿐 아니라 식재료 생산과 유통 현황도 포함된다. 단순한 조리법 정리를 넘어 지역 음식이 형성된 생활환경과 문화적 배경까지 함께 담아내는 방식이다.


한식진흥원은 올해 충청북도 지역 조사를 통해 내륙 산간 지역 특성이 반영된 식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충북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고 산지가 많아 식재료 확보와 벼농사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지역민들은 산지 임산물과 내륙 수산물을 활용해 지역 고유의 음식문화를 형성해 왔다고 한식진흥원은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산버섯찌개'가 제시됐다. 이 음식은 야생 식용버섯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축적된 결과물로, 계절별 채취 장소와 독버섯 구별법, 독성 제거 방식 등 민간에서 전승된 생활 지혜가 반영돼 있다.


'팥잎장'도 주요 사례로 소개됐다. 어려운 시절 한 끼를 해결하던 음식으로,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식재료로 활용한 선조들의 생활방식이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80대 구술자는 "60년 동안 해먹지 못했던 친정어머니의 음식을 이번 조사를 통해 다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한식진흥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충북 음식이 환경적 제약을 식문화로 전환한 사례라는 점에 주목했다. 지역 음식 기록이 단순한 보존을 넘어 향후 지역 음식관광과 콘텐츠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함께 제시했다.


앞서 진행된 조사에서는 2023년 서울·인천·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음식 이동 특성을 살폈고, 2024년 강원도 조사에서는 영동과 영서의 식문화 차이를 기록했다.


한식진흥원은 앞으로 충남과 전라, 경상, 제주 등으로 기록화 범위를 넓혀 전국 단위 지역 음식 보존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조사보고서와 사진, 영상 등은 한식진흥원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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