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위반' 故김준기 재심 개시…법원 "민자통 이적성 재판단"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3.12 15:33  수정 2026.03.12 15:33

'독재정권 농촌수탈' 주장…징역형 선고받고 옥살이

진실화해위 "가혹행위 등 중대한 인권 침해" 주장

법원 "민자통 이적단체 여부 판단 시기별 달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데일리안DB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국가안전기획부에 수감돼 징역형을 살았던 농민운동가 고(故) 김준기씨에 대한 재심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민자통)의 활동을 친북·이적 행위로 규정한 과거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이번 재심의 주요 쟁점으로 꼽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신 이우회 유동균 고법판사)는 12일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씨는 1989년 민자통 대변인 당시 대학신문에 '농촌의 피폐한 현실이 역대 독재정권의 농촌 수탈 정책에 기인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아 옥살이를 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김씨가 국가안전기획부에 수감돼 수사관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고 변호인도 접견하지 못하는 등 중대한 인권 침해를 겪었다며 2025년 4월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이에 김씨의 유족이 재심을 청구해 같은해 12월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을 민자통의 이적단체 해당 여부로 꼽았다. 앞서 대법원은 1990년부터 민자통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판결을 유지해왔다. 민자통의 강령이나 활동 내용이 북한의 연방제 통일 방안 및 대남 적화통일 노선과 궤를 같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심 재판부는 "고인 측은 민자통을 합법적 단체로 주장하는 반면 검찰에서는 당시 이적단체였다는 전제로 공소사실이 구성돼 있다"며 "검찰은 이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자통이 60년대부터 있던 단체라 시기별로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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