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농장만 더 잘돼선 안 돼… 농업은 연결 구조가 필요” [농업 AX 전환 ②]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6.03.13 10:27  수정 2026.03.13 10:28

이주량 STEPI 선임연구위원, 농업 AX 방향 제언

선도 농가 성과 확산할 산업 단위 연결 구조 필요

품목별 목표 설정 바탕의 단계적 전환 필요성 제기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기후위기와 인력 감소, 농가 고령화가 겹치면서 농업 생산 환경은 빠르게 복잡해지고 있다. 노동력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해야 하고, 기상 변동성과 시장 불확실성에도 대응해야 한다. 정부가 농업 전 분야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기술을 접목하는 ‘AX 전환’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농업 AX 전환은 농식품부만의 단일 사업이라기보다, 국가 차원에서 전 산업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AX 정책 흐름 속에서 농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과제다. 제조업과 첨단 산업뿐 아니라 농업 역시 이 전환의 흐름 안에 포함돼 있다.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농업은 다른 산업과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은 대부분 영세 소농이고, 디지털 기반도 충분하지 않다”며 “제조업과 동일한 조건을 전제로 설계하면 현장과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도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AX) 흐름에 적극 동참하되, 농업 현실에 맞는 조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별 농가 고도화로는 한계…“연결이 산업 경쟁력 만든다”


그는 지금까지의 스마트농업이 개별 농가 단위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잘하는 농가가 더 잘되는 구조였다”며 “개별 농가가 앞서 나가는 것만으로는 산업 전체 수준이 동시에 올라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선도 농가의 성과가 다른 농가로 확산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이 말하는 ‘플랫폼’은 기술의 집합체라기보다,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연결되는 구조에 가깝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정보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면 선도 농가가 다른 농가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그렇게 될 때 우리 농업 전체 수준이 함께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의료 체계에 대한 비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개별 병원이 진료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 정보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전체 수준이 관리된다”며 “농업 역시 데이터가 연결되는 구조가 있어야 산업 단위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대 간 노하우 전수 방식의 변화도 언급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선대 농업인에게서 10~15년 동안 배우며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지금은 규모도 커지고 환경도 훨씬 복잡해졌다”며 “사람에게서만 배우는 구조로는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농기계와 시스템에 데이터와 농작업 노하우가 탑재되면 학습 속도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 농업인과 신규 진입자에게도 이 같은 연결 구조는 의미가 있다. 그는 “경험이 부족한 농가라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을 받으면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AX는 수단”… 품목 중심 설계와 조건 조정 필요


이 선임연구위원은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목적이고, AX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품목 단위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농업 비즈니스는 품목 단위로 움직인다”며 “파프리카 품목에 AX를 투자한다고 배추가 저절로 좋아 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품목부터 AX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데이터 축적과 기술 검증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농업 AX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출발선이 다른 산업인 만큼 설계와 조건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며 “개별 농장의 고도화를 넘어 산업 전체 경쟁력을 높이려면 연결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업기술진흥원 협찬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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