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법왜곡죄' 위협…법조계 "법관 보호 방안 최대한 빨리 나와야"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3.17 16:32  수정 2026.03.17 16:32

법원행정처, 형사재판 보호·지원 TF 구성키로

사법부 수장뿐만 아니라 일선 형사 법관 상대 고소·고발 현실화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데일리안DB

지난 12일 시행된 법왜곡죄로 일선 형사 법관들이 수사기관에 잇달아 고소·고발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우려가 컸던 법왜곡죄가 이미 시행된 만큼 형사 사건 담당 법관들에 대한 보호·지원책이 최대한 빠르게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부의 조직, 인사, 예산 등 사법행정 사무를 총괄·감독하는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전날 법왜곡죄 시행과 관련해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전날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법관들이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법왜곡죄가 법관들의 자긍심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재판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정책적 조치들을 세심히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첫발로 가칭 '형사재판 보호·지원 TF'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제도 정비, 예산 확보 등을 통해 법관이 형사사법 절차에서 법과 양심에 따라 의연하게 재판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전국 법원장들은 지난 12일~13일 충북 제천 한 리조트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법왜곡죄 시행 이후 일선 형사 법관을 보호할 방안으로 법률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보험 제도 도입 등 법왜곡죄로 고소·고발을 당한 법관의 행정·심리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왜곡죄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법 개정안은 형사법관, 검사 또는 경찰을 비롯해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법왜곡죄 시행 전부터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소·고발 사례가 잇달아 나오며 일선 형사 법관들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2월 이른바 '쌍용차 먹튀 의혹' 당사자인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 사건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입찰방해 혐의 등을 무죄로 판단한 당시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스마트솔루션즈(옛 에디슨EV) 주주연대 총괄대표 A씨에 의해 법왜곡죄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장의 채증법칙 위배, 법리 오해와 판단 유탈 등으로 적절한 판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김 부장판사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 판결과 관련해 법왜곡죄 시행 첫날인 지난 12일 고발당한 바 있다.


조 대법원장 등 법 시행 전 이뤄진 판결 때문에 법왜곡죄로 고소·고발을 당했을 때 소급 적용을 금지한 우리 헌법에 따라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이제는 누군가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고 그 피해자가 나오면 그때 가서 반성하며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면서도 "당장은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수사기관에서 고소·고발을 각하하도록 원칙을 세워 나가는 것이 가장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에 맞춘다는 이유로 기존 판례랑 다른 판결을 내놓았을 경우 법왜곡죄로 고소·고발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럴 경우 일선 법관들은 큰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사법부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일선 형사 법관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법왜곡죄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수사팀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등 총 28명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법원ⓒ데일리안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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