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희주쌤은 정말 좋은 선생님일까?… 교실의 사각지대까지 담은 '열여덟 청춘' [D:볼 만해?]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3.18 11:54  수정 2026.03.18 11:54

뻔한 참스승 서사 탈피, 완벽하지 않은 어른과 서툰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건네는 힐링

학교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공간이어야 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시선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영화 '열여덟 청춘'은 남다른 교육관을 가진 '쿨한' 교사 희주(전소민 분)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과연 희주의 다정함은 교실 안 모두에게 닿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26컴퍼니

영화는 희주라는 인물을 통해 기존의 딱딱한 권위를 깬 신선한 교사상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쿨함'은 누군가에게는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일반적인 학교의 룰을 깨뜨리는 희주의 방식은 파격적이지만 현실적인 입시를 고민하는 모범생 경희(추소정 분)의 입장에서는 기회의 박탈로 다가온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경험일 수 있는 직책이, 절박한 학생에게는 자신의 노력을 증명할 소중한 스펙이라는 점을 희주의 이상주의는 간과하고 있다.


희주는 불량 학생 순정(김도연 분)이나 활발한 학생들과는 스스럼없이 어울리지만, 나예리(조하영 분) 등 존재감 없는 학생들에게는 무심함을 넘어 때로 냉소적이다. 체육대회 피구 경기 중 코피를 흘리는 학생을 보고 걱정보다 가벼운 웃음을 터뜨리거나, 소외됐던 학생이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오직 자신이 아끼는 학생에게만 환호한다. 소심한 학생의 기억 속에서 희주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 아닌, 자신의 선호에 따라 교실의 온도를 결정하는 또 다른 권력자로 남을 법하다.


따라서 작품이 순정과 그를 변화시키는 희주의 이야기에만 집중했다면 그저 그런 학교물로 끝났겠지만 이 영화는 교실의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단편적인 '참스승' 서사에 머물 수 있었던 이야기는, 소외된 인물들의 감정과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배치하며 한층 풍부한 작품이 됐다.


불완전한 열여덟의 성장통을 다루면서도,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 또한 완벽하지 않음을 가감 없이 드러낸 점이 인상적이다. 모두가 결핍투성이지만 그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유받는 사람들을 보고있자면 관객 역시 자연스럽게 힐링을 받게 되는 영화다. 25일 개봉, 러닝타임 101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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