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에 연극 무대
고아 청년 트릿 역 연기...젠더프리 캐스팅
5월 31일까지 대학로 TOM 1관
“대본이 주는 위로의 메시지가 크게 와 닿아서, 거의 매일 밤 대본을 수없이 읽었습니다.”
배우 문근영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티오엠(TOM 1관에서 진행된 ‘오펀스’ 프레스콜에서 이 작품을 9년 만의 연극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문근영은 2017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 작품에서 그는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녔지만, 내면은 여린 고아 청년 트릿 역을 맡았다. 문근영은 “트릿이라는 캐릭터와 젠더프리라는 지점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대본을 읽으면서 ‘도전하고 싶고 해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거칠고 폭력적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과정도 덧붙였다. 문근영은 “역할을 위해 칼을 다루는 연습을 많이 했다. 액션이 허술해 보이지 않도록 공을 들였다”며 “또 평소 욕을 잘하지 않아 대사 중 욕설이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았는데, 동료 배우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치열하게 연습했다”고 밝혀 배역에 대한 몰입도를 짐작게 했다.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의 대표작인 연극 ‘오펀스’는 필라델피아 북부를 배경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고아 형제 트릿과 필립이 미스터리한 중년의 갱스터 해롤드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극 중 해롤드는 납치당한 상황에서도 두 형제에게 위로를 건네며 점차 이들의 보호자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로 자리 잡는다. 충동적인 트릿과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충만한 동생 필립, 그리고 해롤드까지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알지 못하던 세 인물이 점차 유대감을 형성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태형 연출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유사 가족의 이야기처럼 비춰지까 걱정했는데, 초연을 올린 후 그 이상으로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작품인 동시에 고립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다”면서 “안전망이 사라진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공연”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오펀스’는 국내 초연을 시작으로 2019년과 2022년까지 모두 매진을 이어왔다. 특히 2019년과 2022년 시즌에서는 여성 배우를 캐스팅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터라, 이번 시즌에서도 젠더프리로 극을 진행하면서, 성별을 초월한 캐스팅으로 한층 다양한 작품 해석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아 청년 트릿에게 납치당하는 중년의 갱스터 해롤드 역에는 박지일·우현주·이석준·양소민, 거친 세상으로부터 동생 필립을 지키기 위해 살아온 트릿 역에 정인지·문근영·최석진·오승훈, 형의 강압적인 보호에 갇혀 살아온 동생 필립 역에 김시유·김주연·최정우·김단이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여성 페어의 ‘오펀스’는 한국 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다.
김태형 연출은 “대본상으로는 세 인물이 모두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다 보니 성적인 농담도 많고, 여성 비하적이고, 혐오적인 부분도 많다. 재연부터는 이런 부분을 과감히 정리하고 대체하면서 대본 작업을 진행했다”며 “결국은 인간으로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여성 배우를 캐스팅했고, 과감하게 젠더프리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연극 ‘오펀스’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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