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살얼음판 정세…코스피 5000 시험대 오르나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3.24 07:06  수정 2026.03.24 07:06

개미 7조 순매수에도…코스피 6%↓

'극단적 시나리오' 시장에 반영될까

여의도 증권가에는 '낙관론'이 지배적

"과도한 공포보다 비중확대가 적절"

코스피 중동 전쟁 확전 공포에 5400선까지 하락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으로 미·이란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증시에도 관련 긴장감이 유입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전쟁 발발 첫 주 급등락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가 지난주 변동성을 줄이며 5700선까지 회복했지만, 향후 중동 정세에 따라 5000선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5.45포인트(6.49%) 내린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 매물이 쏟아지며 10거래일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7조원 가까운 순매수로 하방 압력을 완화시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의 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에 따른 공급망 우려과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 가능성 등 다양한 전쟁 시나리오가 전 세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키는 양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이란 테헤란의 아파트에서 사람들이 잔해를 청소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금융시장이 극단적 시나리오를 선반영한 뒤 실제 상황에 따라 방향성을 확정짓는 특성을 보여 온 만큼, 이번에도 관련 흐름이 반복될지 주목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긴장이 극에 달하는 상황을 시장이 먼저 반영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 이슈로 러셀2000은 고점대비 10% 하락한 반면, S&P500의 낙폭은 그보다 낮았다.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증시와 관련해선 "미국·이란 전쟁 개시와 함께 저점을 기록했던 5059포인트(지난 4일), 5096포인트(지난 9일)를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상황이 극단적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더블 바텀을 형성한 뒤 5500선 중반에서 매물 소화과정이 지속되거나 안도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관련 맥락에서 여의도 증권가는 '조정이 매수 기회'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해외 일각에서 '코스피 거품론'이 제기된 것과는 온도차가 큰 상황이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버블 리스크 지표(Bubble Risk Indicator)'라는 자체 지표를 토대로 현재 한국 증시 버블 지표가 극단적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지표는 자산 수익률, 변동성, 모멘텀(상승 동력), 취약성 등을 하나의 수치로 종합해 0에서 1 사이 값으로 산출한다. 1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버블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BofA의 주식 전략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버블 리스크 지표가 현재 극단적인 수준인 1에 가깝다"며 "옵션 시장에서도 과열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선 '과도한 공포'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환경이 아니라면 지수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회복 가능한 수준"이라며 "과도한 공포에 따른 매도보다는 이익과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글로벌 증시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한국 9.7%, 미국 2.4% 등으로 상향 조정돼 매우 견조한 모습"이라며 "대부분 반도체 등 IT 하드웨어와 금융 업종이 기여했다. 해당 업종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경우, 미국·이란 협상 재개 시 주가 회복 탄력성이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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