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2022년 6월 이후 감소세…13%↓
서울 3.3㎡ 당 분양가, 5255만원…1년 새 18.9%↑
대출 최대 한도는 6억…“현금 10억 있어야 입주 가능”
ⓒ뉴시스
분양가가 치솟고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자 청약시장마저 현금부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사실상 현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의 진입이 어려워지자 내 집 마련 사다리로 여겨지던 청약통장에 대한 무용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난 2022년 6월 2859만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2490만6421명)을 포함한 청약통장 전체 가입자 수는 2608만7504명으로 지난 2022년 6월 대비 369만2858명(12.9%) 줄었다.
과거 청약이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로 여겨졌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당첨 이후 자금 조달 부담이 증가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통장 무용론이 떠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에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3.3㎡당 분양가격은 2003만4300원으로 1년 전(1901만7900원) 대비 약 5.3% 올랐다.
특히 서울은 지난달 말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3.3㎡당 5254만5900원으로 5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1년 전 분양가(4420만6800원) 대비로도 18.9% 뛰었다.
서울 전역의 체감 분양가 수준은 더 높다. 올해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단지들의 경우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모두 15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분양가 상승과 동시에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는 70%에서 40%로 낮아졌고 대출 한도도 주택 가격 구간별로 제한됐다. 15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최대 대출한도는 6억원이고 15억원 초과~20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이다.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대출 최대 한도가 2억원으로 줄어든다.
즉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기준 최소 10억원이 넘는 현금이 있어야 서울에서 청약 당첨 후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격은 높아지는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모순적으로 실수요자들의 청약 기회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청약할 때 면적을 좁히거나 서울에서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청약시장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전용 84㎡ 기준 25억원이 훌쩍 넘는 고분양가에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용산구 등은 분양가 상한제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이 몰린다. 로또 청약의 특혜가 현금 부자들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반면 입지나 가격 경쟁력이 애매한 단지에서는 미분양이나 계약 포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분양을 실시한 경기 성남 ‘더샵분당센트로’는 1순위 청약에서 51.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계약 포기가 속출했다.
분양가가 전용 84㎡기준 최고가 21억8000만원에 책정됐는데 이는 인근 단지 시세보다 6억원 높은 수준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분양가 상승세는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이 확대돼 공사비 상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 원자재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공사비가 크게 뛰었다”며 “유가에 대한 상승분이 물가로 전이되고 신축 공급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핵심 입지 외 미분양 리스크를 키울 수 있고 건설사마다 분양 시기를 미루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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