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제재 한시 완화…러시아산 원유·나프타 '제3국 통화' 결제 허용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03.25 11:30  수정 2026.03.25 11:30

위안·루블·디르함 결제·2차 제재 면제 확인

카타르 LNG '불가항력' 선언 임박…요금 인상 압박 커져

나프타 수출 제한 등 긴급조정명령 준비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24일 오전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산업부

중동 전쟁 발발 26일째를 맞은 가운데 정부가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을 위한 금융 걸림돌을 제거하고 나프타 수출 제한 등 강력한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 시 달러가 아닌 제3국 통화 결제가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아내면서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5일 오전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에너지·산업 공급망 대응 현황을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미국 재무부와의 협의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한시적 제재 완화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했다. 양 실장은 "이번 완화 물량에 대해서는 달러가 아닌 위안화, 루블화, UAE 디르함 등 다른 통화로 대금 결제가 가능하며,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도 적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결제 불확실성으로 도입을 망설였던 기업들에게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셈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러시아산 원유의 품질(성상) 문제와 대금 지급 기한(1개월) 등 실무적 리스크를 여전히 고심 중이다.


양 실장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나프타 업체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으며 정유사의 애로사항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가 한국 등을 대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대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면밀한 대응을 예고했다. 현재 카타르는 전체 14개 액화 라인 중 2개가 파괴돼 생산 역량의 약 20%가 손상된 상태다.


양 실장은 "이미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고도 올해 말까지의 수급 물량은 확보한 상태라 당장 공급 대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판매자 중심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가스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는 여름 이후 전기·난방 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가스 발전을 줄이는 등 에너지 믹스 조정에 착수했다.


나프타 수급 차질은 이미 실물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페인트 가격이 40% 폭등하고 쓰레기 종량제 봉투, 엔진오일 등 생필품 전반에서 품귀 현상과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나프타의 국내 우선 공급을 위해 '수출 제한 긴급 수급조정명령'을 준비 중이다. 양 실장은 "전략적 핵심 소재인 나프타가 국내 시장으로 우선 환류되도록 정유사 및 석화 기업과 협의를 마쳤다"며 "상상하지 못한 미세혈관 같은 곳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는 만큼 공급망 현황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 석유비축기지의 약 3분의 1(4600만 배럴)이 비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확충 의사를 밝혔다. 양 실장은 "비축유는 시장 가격 조절용이 아닌 국가 경제의 최후 안전판"이라며 "추경 예산에 비축유 추가 구매와 기지 확대 예산을 신청해 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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